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물론 예쁜 옷들도 많지만, 일반인 입장에선 일상복으로는 고사하고 파티에 갈 때도 입을 수 없을법한 난해한 옷이 많다. 그런데 한 예술가가 만들었다는 이 옷은 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입고 다니기 위한 옷인지,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 이 옷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패션 디자인전공에서 직물 아티스트로

Daisy May Collingridge는 이 옷을 만든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로, 1990년에 그레이터런던에서 태어났다. 바느질과 뜨개질을 즐기는 엄마 밑에 자라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1살의 나이에 47마리의 곰 인형을 만들었고 여기서 기쁨을 얻었다고 한다. 이후 Central Saint Martins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해 섬유와 직물에 집중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조각, 디자인 영역으로 공부 범위를 넓혔다. 2016년에는 World of Wearable Arts 경쟁에서 국제 디자이너 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칭 squishy의 예술

여러 작품을 만들며 선택하고 있는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기술을 ‘squishy의 예술’이라 칭했다. 아주 기본적인 기술을 사용하여 큰 조각 작품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느질은 기본적인 stitch(바늘, 코)로 이루어지지만 완성작에 나타나는 둥근 형태는 조각 하나하나의 특징으로 이루어진다.

색깔 또한 중요한 측면이다. 그녀는 현재, 파스텔톤으로 염색하는 것을 즐기고 있으며 2D 도형을 3D 도형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손으로 바느질하고 직접 염색을 해서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이 조각품은 입을 수도 있고, 전시품이 될 수도 있는 활용성 높은 작품이 된다.

다육 정장? 이 옷의 정체는

대학 시절 동안 free machine quilting(자유로운 기계 퀼팅)이라 불리는 기술을 탐구했다. machine quilting은 재봉틀을 사용해서 행 또는 패턴으로 바느질하는 것이다. 그녀 역시 재봉틀을 사용해 무늬 없는 누비 안감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다. 이 기술을 연마하면서 조각, 패션 그리고 공연 사이에 놓여 있는 미술품을 생각해냈다. 이 옷 역시 그녀가 생각해낸 미술품의 하나로 독특한 퍼포먼스 아트에 속한다. 또한 이 제품도 3D 웨어러블 제품이다.

그녀는 Burt, Hilart, Clive, Dave라는 네 가지 다육 정장을 만들었다. 각각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wadding(충전재), beanbag beans(빈백에 들어가는 충전재), 그리고 모래까지 사용해서 손으로 직접 jersey를 만든다. 이 jersey와 면을 이용해서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덧대고 붙여 묶어낸 작품이다.

그녀는 평소에도 수트를 하나로 묶는 ‘painstaking’을 즐겼다. 이 옷은 상의, 하의, 장갑, 재킷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입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상의, 하의 등 각각의 것은 기계로 꿰매어졌지만, 층과 조각은 손으로 직접 꿰맨다. 데이지는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과정이 쉽진 않으나, 단순함을 이용해 복잡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옷을 만든 것은 단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제작 의도가 있을 법하다.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몸이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만든 Burt, Hilart, Clive, Dave는 한 체형을 홍보하거나 좌천시키지 않는다. 또한 그녀는 “나는 그것들을 세상으로부터 약간의 기쁨을 가져다주기 위해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즉, 이 옷들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이 옷에서 혐오감을 느낄 테지만 어떤 이들은 이 옷을 좋아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Daisy의 말마따나 세상에 ‘이상적인 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는 하나의 선입견에서 벗어나고자 이 예술을 매개체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Daisy는 그녀의 작품이 조각과 연극과 공연 예술 사이에 있다고 했다. 오늘날의 스크린 시대에서 현대 미술계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녀는 변화하는 현대 미술계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는 예술가이다. 이미지로 가득 찬 세상에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예술가들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