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저택, 여러 대의 슈퍼카와 함께 억만장자들의 재력을 나타내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용기와 요트다. 한국에서는 아직 거대한 슈퍼요트가 항해하는 모습을 볼 일이 별로 없는데, 며칠 전에는 부산 앞바다에 초대형 요트가 등장해 부산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요트를 보기 위해 주변의 작은 요트들이 몰려들었을 정도다. 부산에 깜짝 등장해 주목을 받은 이 요트의 가격은 무려 4천억 원이라는데, 대체 이 요트의 소유주는 누구이며 무슨 일로 부산에 방문한 걸까?

배 길이만 119m, 초호화 슈퍼요트

지난 21일 부산 수영구 광안대교 일대에서는 항해를 즐기는 초대형 요트가 포착되었다. 길이 119m 무게 5천5백 톤에 달하는 이 요트는 수영장 3개에 파티장까지 갖췄으며, 배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선원 서른 명이 필요하다. 이 요트의 이름이 ‘슈퍼요트 A’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규모와 시설은 호화 여객선에서나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이 배는 개인 요트다. 주인은 러시아 재벌 안드레이 멜니친코. 벨라루스 출신의 사업가인 그는 세르게이 포포프와 함께 MDM 그룹을 설립했으며, 2019년 10월 기준 순자산은 143억 달러 (약 16조 8천억 원)이다. 그는 은행과 에너지 사업으로 5년 전 전 세계 부자 순위 170위권에 들기도 했다.

그의 요트는 몸값이 얼마나 나갈까? 2008년 건조된 이 호화 요트의 가격은 3억 5천만 달러(약 4천억 원)이다. 뱃값만 그렇다는 말이다.

멜니친코는 국내에서 머무르는 한 달 동안 선박을 점검하고 물건을 조달하는 데만 1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제주 거쳐 부산으로

멜니친코가 요트를 끌고 부산까지 온 건 관광을 하기 위해서였다. 부산에 오기 전에는 인천과 제주도에도 들렀다. 10월 초 부산에 당도한 그는 25일 출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요트 A를 관리하는 대리인의 말에 따르면 멜니친코는 광안리 앞바다와 해운대의 아름다운 모습에 만족했다는 소식이다.

부산으로 배를 끌고 오는 러시아 부자는 그 외에도 많다. 매년 강추위로 얼음이 어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피항지로 부산을 선택하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부산으로 한 해 들어오는 요트의 수는 50척 정도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정박이 가능한지 문의가 들어오는 추세다.

대형 요트 계류시설 없어 크루즈터미널에 정박

하지만 부산에는 아직 이런 초대형 요트를 댈 만한 시설이 없다. 부산의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정박이 가능한 요트의 최대 길이는 27m 내외다. 멜니친코 역시 슈퍼요트 A를 요트 계류시설이 아닌 동구 초량동의 크루즈터미널에 정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 취항 문의를 통해 예약이 없는 날에는 크루즈터미널에 배를 대고, 크루즈가 들어오면 앞바다를 떠나는 식으로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요트업계에서는 “국제도시를 자청하는 부산에 대형 요트 하나 계류할 만한 시설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와, “몇 번 오지도 않는 초대형 요트를 위한 시설을 별도로 준비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기존 크루즈터미널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낫다”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