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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전 세계의 화합과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는 하나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다. 이는 4년에 한 번씩 전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며 다들 손에 땀을 쥐고, 한마음이 되어 응원을 하는 모습은 어딜 가나 보이는 풍경이다. 메달이라도 따면 함성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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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림픽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행사이기에 그 어떠한 정치적인 문제도 개입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개최국을 정하는 것부터 마스코트, 메달 디자인 등 전반적인 부분이 국가적인 의미를 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도쿄 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이 공개되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올림픽 메달, 주최국의 아이덴티티

올림픽 메달의 앞면은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대회 때 공모하여 선정된 이탈리아 출신 주세페 카시올라의 디자인을 넣는 것이 전통이다. 이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올리브관과 월계수 가지를 양손에 들고 있고, 그 옆에 말들이 이끄는 전차와 고대 원형경기장이 새겨져 있는 모습이다.

메달의 뒷면은 올림픽 개최지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넣어 제작되어, 매 회 바뀌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주최국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각국에서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다. 보통 국가를 상징하거나 역사적 의의가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하여 전 세계에 본국의 문화나 상징을 알려 위상을 올리는 매개체로 사용한다.

이에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은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가 제작한 한글과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름다움을 담은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이는 측면까지 고려한 3차원적 디자인을 구현해 내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옆면에 한국 문화의 씨앗이자 뿌리를 의미하는 한글 자음을 넣었고, 메달 표면에는 뻗은 줄기 부분 문양을 통해 이러한 문화를 고양시켜온 역사와 정신을 표현하였으며, 목에 거는 끈도 한복으로 제작하여 한국적인 미를 부각하였다.

도쿄 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의 문제

도쿄 패럴림픽 메달은 메달 한가운데 부챗살처럼 뻗어 나가는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일본은 공모전에 응모한 421개 작품 중 선정된 이 디자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는 의미로 국적과 인종을 떠나 선수들이 하나 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의미가 아니라 디자인으로, 이 디자인에서 일본의 욱일기 모양이 연상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화려한 전적과 디자인을 보면 그들의 말을 믿기는 어렵다. 일본은 이미 이전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다수의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선수들 유니폼에 욱일기 문양을 넣은 디자인을 보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전범기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이는 아시아 침약에 사용했던 깃발로 피해국에 역사적 아픔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이지만 일본은 아직도 외무성, 방위성에서 이를 공고히 게재하며 일본의 문화라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 당시 해상 자위대 함선에 욱일기 게양하겠다는 것을 반대하자 욱일기가 일본 주권의 상징이라며 관함식에 불참 선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그들은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욱일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기에 그들의 메달 디자인도 같은 맥락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상반되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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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과거 피해국들과 대한 장애인 체육회는 강경히 반발하며 도쿄 조직위와 국제 패럴림픽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IPC 규정 상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관계자는 정치적 사안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욱일기는 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이다. 중국 장애인 체육회 역시 우리의 입장에 동조하며 “KPC에서 이의 제기한 내용에 동의한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로서, 정치적인 문제가 대회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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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IPC에서는 “아직까지 실로 발생하지 않은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답변을 하기 어렵다. 한국과 중국이 동의한다면 추후 별도 논의를 진행하겠다”라며 일본을 옹호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들은 이 디자인이 욱일기가 아닌 일본 부채와 같은 전통 문양에 기반하였다며 메달 디자인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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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전의 전 세계적 행사에서도 끊임없이 욱일기 디자인을 채택해왔고, 이를 일본의 문화라 칭하기에 이번 메달 디자인이 정말 그 의미가 아니라 해도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일본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만들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국에서 그 디자인으로 인해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면 이를 철회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 전 세계인의 행사인 올림픽을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