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나라마다 각국의 특성을 지닌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상품 교환 수단이다. 이에 보통 국가적 의미가 있는 인물이나 장소 등의 이미지를 넣어 디자인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우리나라의 화폐 역시 천 원권에는 퇴계 이황, 오천 원권에는 율곡 이이, 만 원권에는 세종대왕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보통의 화폐와는 조금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어떤 디자인이길래 ‘잘못 인쇄된 줄 알았다’는 평까지 나오는지, 세계적으로 독특하기로 유명한 화폐로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노르웨이 화폐

노르웨이는 2013년 중앙은행에서 화폐 디자인 경연 대회를 개최하여 아이디어를 공모하였다. 앞면은 ‘메트릭 시스템’의 ‘노르웨이인의 삶의 공간’으로 등대, 배, 파도, 물고기를 이용한 풍경 디자인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는 기존의 화폐와 비슷한 맥락의 이미지이나 역사적인 인물이나 장소가 아닌 자연 풍경 위주라는 점이 신선함을 주는 포인트이다.

뒷면은 ‘스뇌헤타’의 ‘경계의 아름다움’이란 작품이 당선되었다. 그는 지폐 앞면에 ‘픽셀 디자인’을 도입하여 마치 모자이크 같은 느낌의 디자인을 제출하여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기존의 화폐 디자인과는 거리가 있는 파격적인 이 디자인은 대중들에게 ‘인쇄 실수가 있는 것 같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였다. 뒷면에는 실사와 같은 디자인으로 공모하여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전통과 현대적인 표현을 동시에 성취했다’라는 평을 들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앞면만 채택되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었는데, 노르웨이 전국에서 디자인을 보내다 보니 선정된 작품보다 더욱 충격적인 작품들도 많았다. 마치 낙서 같은 이미지들도 있었으며, 당선작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도 다수 있었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적으로 당선된 두 회사의 디자인은 현재 각각 지폐의 앞면과 뒷면에 배치되어 발행되고 있다.

캐나다 화폐

캐나다 화폐는 2018년에 선보인 150종 중 가장 아름다운 지폐로 선정될 정도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주인공은 바로 10달러 지폐로 2017년 11월부터 유통에 들어가 발행되고 있다. 이는 캐나다 최초 세로 디자인 지폐로 노바스코샤주 출신 흑인 여성 운동가 ‘비올라 데스몬드’의 초상이 들어가 있어 ‘비올라 데스몬드 지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단순한 인물의 초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녀의 역사적 의미가 지닌 가치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녀는 캐나다의 로사 팍스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흑인 차별에 저항하던 그녀가 사소한 사건으로 20달러의 벌금과 6달러의 법정비용을 선고받고, 12시간의 구금 끝에 풀려났으며, 항소 역시 패소하게 된 일화는 유명한 일화이다. 이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최초이자 대표적인 인종 차별 사건으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이에 캐나다 은행이 웹사이트를 통해 선정한 결과 그녀가 선별된 것이다.

그녀의 초상화 작업은 유능한 멕시코 출신 화폐 디자이너이자 요판 조각가 ‘호르헤 페랄’이 진행하였다. 그는 이전에 작업한 뉴질랜드의 5달러 권도 2015년 올해의 지폐로 선정될 정도로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이며, 그의 화폐 디자인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지폐의 요판 작업을 통해 명성을 얻은 그는 이후 다수의 고액 우표를 제작하며 근황을 알리기도 하였다.

스위스 화폐

스위스 화폐인 프랑은 위조가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지폐이다. 실제로 이는 세계 1위로 위조 방지 장치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 수만 18개에 달한다. 은화, 홀로그램, 돌출 문자, 매직넘버, 미세문자 등 수많은 방지 장치를 첨단 기술을 통해 접목시켜 지폐를 제작하기에 지폐 위조범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이 지폐가 유명한 이유는 이러한 기능적 측면 때문이 아니다. 프랑은 제작 기술과 더불어 미적인 부분도 높게 평가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폐로 인정받으면서 더욱 높은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지폐에는 건축, 음악, 미술, 디자인, 문학, 역사의 대표적 인물들이 그려져 있는데, 독보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다른 지폐의 인물은 전체의 1/3인 정도에 불과하지만, 프랑은 무려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인물들이 세로로 위치하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새로운 화폐는 기존 디자인 틀을 벗어난 모습으로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도 있지만 개성적인 면은 높이 살만하다. 기존의 암묵적 화폐 구성 틀을 따르지 않고 독보적인 모습을 취해 다른 지폐들 사이에서도 돋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인물이나 장소를 아름다운 이미지화 시킨 다른 화폐들과 과감히 개성 있는 디자인을 택한 노르웨이의 화폐. 한장쯤 소장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