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겨냥한 금융 상품은 많고도 많지만, 아주 적은 금액만 모으거나 투자해서는 돈 불리는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특히 높지 않은 연봉으로 생활비와 저축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 얼마를 쓰고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연봉 2700만 원 직장인의 실수령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저축 금액은 얼마인지 살펴보겠다.

연봉 2700만 원 직장인이 한 달에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얼마일까? 식대 등 비과세액을 10만 원으로, 부양가족 수는 본인 1 명으로 설정했을 때 세금과 보험료 등 공제액은 216,060 원, 실수령액은 2,033,940 원으로, 한 달에 2백만 원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왜 이렇게 공제되는 금액이 많은 것일까? 우선 소득세와 지방 소득세가 각각 24,340원, 2,430원 빠져나간다. 4대 보험료도 있다. 국민연금 96,750 원, 건강보험 69,440원, 장기 요양 보험료 5,900원, 고용보험 17,200 원 공제액에 포함되는 것이다. 고용보험료율은 지난 10월부터 기존 1.3%에서 1.6%로 인상되어 근로자가 절반인 0.8%를 부담하게 되었으며, 내년에는 건강보험료율과 장기보험료율도 잇따라 오를 예정이다.

그렇다면 월 203만 원 중 얼마를 저축하면 적당한 것일까. 아주 쉽게 말해 반은 쓰고, 반은 모으면 된다. 물론 더 많이 저축할 수 있다면 저축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50:50, 혹은 40:6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면 적당하다.

50~60%의 금액을 무작정 통장에 모아두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저축과 투자, 보험의 비율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저축에는 실수령액의 25~30%를 할애하자. 그중 반은 전세자금이나 월세 보증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단기 저축으로, 나머지 반은 장기 저축으로 안정성 있는 적금을 들어두면 좋다. 장· 단기 저축에 각각 월급의 15%씩을 쓴다고 정한다면 30만 5천 원씩 총 61만 원을 저축에 사용하는 것이다.

투자에는 실수령액의 20%(40만 6천 원) 정도를 할애하는 것이 적당하다. 막연히 ‘투자’라고 하면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들은 불안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최근에는 안정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일반 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자랑하는 금융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원금 보장이 가능한 주가 연계증권(ELS)도 그중 하나다. 주거래 은행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추천받아 이용하는 틈틈이 스스로 세계정세, 국가적 이벤트와 주가의 상관관계 등을 공부하며 투자 감각을 익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질병보험, 상해보험, 실손보험 등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한 보험은 월 실수령액의 10%, 즉 20만 3천 원을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하자. 보험이 있으면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굳이 저축을 헐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보험에 너무 많은 금액을 할애하는 것은 이율 높은 적금 혹은 정기예금에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를 축소시킨다. 보험으로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료가 비싼 원금 환급형 보험보다는 보장 범위에 비해 납입 금액이 적은 소멸형 보험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워런 버핏은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지 말고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쓰라”고 말한 바 있다. 반은 쓰고 반은 저축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저축에 들어가는 돈이 많아지면 물론 좋다.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자신의 지출 내역을 정리한 뒤 어떤 분야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각의 금액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궁리해야 한다.

이를테면 통신비 지출 비율이 높은데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이를 줄이기가 어렵다면 통신비 할인을 집중적으로 해주는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든가, 버스 없이 지하철만 타고 통근이 가능하다면 1달 정기권을 끊어 교통비를 줄이는 식으로 티끌을 모아보는 것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부담되는 금액은 월세일 것이다. 부모님 댁에서 통근이 불가능하고, 당분간 전세로 옮길 형편도 안된다면 연말정산에서 월세 세액 공제라도 똑똑하게 챙겨 받아야 한다. 연 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이고 근로소득이 있는 무주택세대주 또는 배우자는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기준 시가 3억 원 이하라면 주거 형태를 가리지 않고 공제가 가능하다. 오피스텔이나 고시원도 대상에 포함된다. 단 임대차 계약서상의 주소와 주민등록 상의 주소가 같아야 하므로 반드시 전입신고를 해둬야 한다.

월세 세액 공제 한도는 급여액에 따라 상이하다.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금액 4,000만 원 이하인 성실 사업자는 공제 대상 월세액의 총 12%를, 5,500만 원 초과 7,000만 원 이하라면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연봉 2700만 원 직장인이라면 12% 공제가 가능하니, 월세 50만 원을 12달 동안 냈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72만 원을 공제받는다는 이야기다. 한 달치 월세가 빠지고도 남는 것이니 자취생 직장인이라면 잊지 말고 챙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