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2대 허언으로 ‘퇴사할 거다’와 ‘유튜브할 거다’를 꼽은 게시물이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긋지긋한 회사에서 탈출해 나만의 채널로 수익을 창출하는 꿈을 꾸다가도, 현실적인 이유로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 상황을 잘 드러내주는 게시물이다.

그럼 회사는 그대로 다니면서 유튜브만 하는 경우는 어떨까? 실제로 다양한 분야의 직장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직장인 Vlog’를 공유하지만, 이런 자사 직원에게 달가운 시선을 보내는 기업은 손에 꼽게 적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데, 만일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기업은 유튜브 하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만 따지자면 공무원이 아닌 한, 유튜브 활동 및 수익 창출을 이유로 해고할 근거가 없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근로시간 외에는 회사가 개인 활동에 참견할 수 없다’고 밝힌 판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기업의 대부분이 취업규칙에 ‘겸업금지’, ‘겸직금지’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에 따라서는 징계의 가능성도 있다. 판례에 따르면 단순히 겸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징계가 어렵고, 겸직 활동으로 인해 지각·조퇴 회수가 많아지거나 본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다만 개별 법조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취업규칙에서 명시적으로 겸직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지속적인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 본업에 지장이 없더라도 징계가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물론 해고 사유는 되기 어려우나, 경고나 견책 정도의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 내용도 징계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직업 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일반적인 지식·상식을 공유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실수든 고의든, 직장 생활을 하며 알게 된 비밀을 공유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경영상 중요한 정보, 거래선 정보 혹은 기술적인 정보 등을 공개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삼성전자의 사내 게시판에서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유튜브 활동이 ‘창작 활동’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었다. 유튜버들을 보통 ‘크리에이터’라고 부르기 때문에 당연히 창작활동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적어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출판·작곡 등 창작활동과 임대 사업을 ‘겸직금지’의 예외 사항으로 정해두고 있지만, 유튜브 활동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수의 삼성 전자 직원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영상 제작이나 출판이나 분야가 다를 뿐 창작활동임은 분명한데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유튜브에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막을 수는 없지만 완전 허용도 어렵다”는, 관계자의 다소 아리송한 비공식 입장이 전해졌을 뿐이다. 모든 기업이 직원의 유튜브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 전자 등에서는 비업무 시간의 회사 업무와 관련 없는 겸직에 대해 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튜브 흥행의 비결을 묻는 등 오히려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사실 겸직 금지를 엄격하게 적용받는 것은 사기업 근로자보다는 공무원 쪽이다. 국가공무원법이 공무원의 영리활동 금지를 직접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 1항은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 2항은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대통령령(대통령령 제29375호)은 ‘상업, 공업, 금융업 또는 그 밖의 영리적인 업무’뿐 아니라 ‘계속적으로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것 역시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금하고 있다.

러나 일부 정부부처는 사기업보다 유튜브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교사들 중 일부는 유튜브에서 교사로서의 일상을 공유하거나 숨겨둔 끼를 방출하는 등 다양한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교육부의 공식 입장은 이와 전혀 달랐다. 교육목적을 위한 유튜브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것이다. 다만 광고 삽입 시 학교장의 겸직 허가가 필요하며, 학생들이 꼭 시청해야 하는 수업용 영상의 경우 광고 삽입이 불가하다. 또한 영상의 목적과 관계없이 학생들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영상, 저속하거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영상 제작은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