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들어오면 곧 카드값, 공과금 등 각종 비용도 빠져나간다. ‘월급이 통장을 스쳐간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자동으로 필요한 금액이 빠져나간다고 해서 자세한 내역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곤란하다. 돈 관리와 재무 설계는 내가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파악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에게 재무 설계를 맡기더라도 현금의 흐름과 지출 내역 정도는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이롭다. 오늘은 소득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재무 설계의 기본, ‘현금 흐름표’에 대해 알아보겠다.

재무 설계는 자신의 소득 범위를 고려하여 소비와 저축을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올해의 소득을 예상해 지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재무 설계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은퇴 후 노후를 위한 장기적 목표 설정 및 자금 준비 계획 수립 역시 재무 설계에 포함된다.

때문에 재무 설계에는 다양한 영역이 있다. 소득을 산출하고 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현금흐름 관리부터 지출의 종류를 구분하는 지출 관리, 기준이 되는 지표들과 실제 자신의 재무 상황을 비교하는 재무 비율 가이드라인, 얼마의 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정하는 투자 관리 외에도 노후 준비, 위험관리(보험), 부채 관리 등이 모두 재무 설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재무 설계의 다른 영역들로 뻗어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 바로 현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다. 흔히 현금 흐름표는 재무제표의 일부로, 기업에서나 작성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가정 및 개인에게도 현금의 흐름을 아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어떻게 돈을 벌고 쓰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면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금흐름표는 말 그대로 ‘소득의 유입과 유출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돕는 표’이다. 표를 크게 유입과 유출 영역으로 나누고, 유입란은 다시 소득의 출처(근로소득, 임대 소득, 투자소득, 기타소득 등)로 구분한다. 유출 영역도 저축과 투자, 고정지출, 변동지출, 미파악 지출 등의 항목으로 다시 나눈다. 고정 지출에는 부채 상환금이나 공과금 등이, 변동 지출에는 생활비 등이 포함된다.

‘미파악 지출’은 총 유입에서 총 유출을 뺀 금액을 적는다. 만일 이 금액이 마이너스라면,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상태다. 만일 미파악 지출이 플러스라면, 계획되고 관리되지 않는 금액이 있다는 뜻이므로 이 역시 그리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계획적으로 저축을 하는 것과 그저 쓰고 남은 돈을 통장에 두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현금흐름표를 완성했다면 지출을 세분화해 파악하는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유풀란에 적은 돈을 정확히 어떻게 사용했는지 분류하는 것이다. 식자재 구입이나 외식에는 얼마를 썼는지, 교통비는 얼마나 나왔는지, 주거나 통신에는 얼마를 할애했는지 정리해보자. 요즘은 카드 사용 내역을 유형별로 곧바로 분류해 보여주는 어플도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지출 세부 내역을 파악하면 어느 부분에서 지출을 줄여야 할지, 카드 혜택으로는 통신비 할인과 식음료 할인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든, 받지 않든 이 정도는 스스로 정리해보기를 추천한다. 적어도 내 소비 성향이 어떠한지, 소득 대비 지출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고 있어야 휘둘리지 않고 적절한 서비스를 선택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은데 높은 비용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무료로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일례로 국민연금공단에서는 ‘노후준비 자가 진단’, ‘예상 연금 조회’ 및 ‘간단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단 재무 설계 서비스에서는 현재 나이와 예상 은퇴연령, 은퇴 후 필요한 월 생활비와 현재 준비 중인 노후자금을 입력하면 얼마만큼의 자금을 노후 준비에 더 투입해야 하는지 결과를 알려준다.

물론 보다 자세한 오프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국민연금 공단에서 운영하는 상담 지사에서는 전담 컨설턴트가 상담을 제공한다. 금융상품 가입 알선, 유인 등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개선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각 지역별 지사 현황은 국민연금 공단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