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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며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철없는 어린 청소년들의 행동이니 교화나 교육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처벌을 강화하고, 어리다고 봐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한 대립을 이루는 상태이다. 아이들이야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였으니 이런 논쟁이 생길 수 있다지만, 어른들의 경우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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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는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에까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현재 한국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혀져 국내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시행하여 피해자들의 구제 및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어떤 경우 이 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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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법은 근로자들을 위해 2019년 7월 16일 근로기준법 제76조 2조 항에 신설되었다. 이는 사용자 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정하여 이를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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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도 ‘근로기준법 제76조 2조 항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이 추가되었다. 사무실, 사적 장소와 같은 장소에서 직장 상사 등의 괴롭힘으로 인해 스트레스성 정신 질환이나 육체적 질환이 발생할 경우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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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법에 근거한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 적용되며 폭행, 협박, 욕설, 폭언, 모욕 등 일반적인 괴롭힘 수준은 이에 모두 포함된다. 또한 개인사에 대한 험담이나 소문을 퍼뜨려 명예훼손을 하거나, 부정적인 시선을 만드는 경우도 적용된다. 업무적인 면에 있어서의 성과 불인정, 조롱을 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 승진, 보상, 대우에 차별을 두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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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직접적인 괴롭힘이 아니더라도 상당 기간 업무를 주지 않는 행위나 업무와 무관한 허드렛일을 지속적으로 지시하는 행위에도 적용된다. 업무적인 괴롭힘 이외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휴가, 병가와 같은 복지 혜택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과 의사에 상관없이 음주, 흡연, 회식 참여 등을 강요하는 것 역시 포함되어 기존의 악습들이 상당수 철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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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법 개정 전에도 동료에 의한 괴롭힘이 산업 재해로 인정받은 판례가 있었다. 자료를 임의로 삭제했다며 헛소문을 퍼뜨리고, 신발에 물을 넣어놓은 등 직장 동료가 신체적, 정신적 괴롭힘을 지속해 병원에서 스트레스성 장애를 판정받은 사례였다. 이전에는 이러한 괴롭힘에 의한 스트레스성 질병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이런 판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명 ‘태움’과 같은 군기를 명목으로 자행되어 온 문제들도 제약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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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일상 속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 법이 적용되는 경우는 많다. 드라마에서 여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커피 심부름을 시키며 ‘커피는 여자 손을 타야 맛있다’등의 발언을 하는 상황들이 종종 보인다. 이러한 경우도 지속적으로 정신적인 고통이 수반된다면 신고할 수 있다. 또한, 드라마 ‘김과장’에서 나온 김성룡 과장에게 회사 복도 내에 책상을 구비해 아무 업무도 주지 않는 대기실도 직장 내 괴롭힘 상황 중 하나이다. 이에 자발적 퇴직을 권고하기 위한 이러한 조치 역시 이제는 처벌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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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산업 재해의 대부분은 사고성 재해가 차지하며, 업무상 질병에 의한 것은 9%, 직무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하는 것은 1%밖에 인정되지 않았다. 이는 업무 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으로, 이러한 부분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자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보상하기 위해 법을 신설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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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현재 소속 회사에서 자체 조사를 하여 처벌을 내리는 구조로 이루어져 효율성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해자가 대표나 사장과 같은 임원일 경우 처벌에도 강제성이 없기에 무의미한 제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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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직 처벌의 강제성이 있지 않고, 회사 내 자체 조사가 이루어지기에 실효성은 낮으나 근로자들을 위한 첫걸음을 디뎠다는 점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나 근로계약 기간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므로 직장 내 괴롭힘을 겪고 있다면 신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보완 및 발전을 통해 성숙한 직장 내 문화를 이루어 모든 근로자들이 업무 외 문제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는 근로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