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다. 쥐꼬리 같은 월급이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돈 불릴 방법은 많다. 한정판 제품을 되파는 ‘샤테크(샤넬+재테크)’와 ‘슈테크(슈즈+재테크)’처럼 말이다. 그런데 요즘 30대 남자들 사이에서는 ‘시계테크(시계+재테크)’가 인기다. 특히 1~2천 만원 대 이상의 시계들은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이유로 50~200만 원씩 차익을 남길 수 있어 더욱 시선을 끈다.


시계테크 주요 브랜드로 꼽히는 제품은 롤렉스와 IWC, 파네라이를 비롯해 브라이틀링, 까르띠에 등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롤렉스는 ‘롤테크(롤렉스+재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오늘은 요즘 30대 남자들 사이에서 유행 중이라는 롤테크의 현실적인 수익률을 알아봤다.

TIMEFORUM

독특한 디자인,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한정 수량은 대중을 애타게 만든다. 이 희소성에 가치를 매겨 되파는 방식이 30대 남성들의 눈높이에 맞춰 롤렉스 명품 시계로까지 번졌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명배우 故 폴 뉴먼이 생전 애용했던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Daytona)’ 시계는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필립스 경매에서 1775만 달러(200억 원)에 거래됐다.


이러한 명품 시계 거래는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시계를 이용한 재테크가 가능한 이유는 IWC, 롤렉스 등의 국내 인기 시계 브랜드들이 매년 한 두 차례씩 시계 가격을 인상하기 때문이다. 실제 롤렉스는 올해도 가격을 인상했다. 롤렉스 대표 모델인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09만 원에서 960만 원으로 인상됐다. 또 서브마리너 스틸 블랙 모델은 1037만 원에서 1088만 원으로 올랐다.

이에 시계 마니아들은 해외에서 명품시계를 저렴하게 구입해 국내 가격이 5~10% 정도 오르면 중고시장에 처음 샀던 가격 그대로 팔아 수익을 남긴다. 국내 시계 리셀 시장이 활발한 이유는 인기 있는 고가 명품시계가 시중에 풀리는 유통량이 적어 리셀로 구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Josun

실제 중고나라를 비롯한 우리나라 온라인 시계 정보 커뮤니티에서는 온갖 명품 시계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붙은 모델로 꼽히는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토나 스틸’ 시계의 매장 판매가는 1599만 원인데, 리셀 가격은 2배 가까운 2950~2970만 원 선이다. 백화점 상품권으로 1551만 원에 산 제품을 되팔면 차익 1419만 원, 91.5%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그린 서브마리너 스틸 시계도 리셀 시장에서 수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모델 중 하나다. 정식 판매가는 지난해보다 38만 원 오른 1139만 원인데, 새 상품 매물이 1830~1870만 원에 거래된다. 상품권으로 이 제품을 1104만 8300원에 구입하면 중고 시장에서 1870만 원에 팔아 765만 1700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를 수익률로 따지면 69.3%다.


최근 명품시장이 과거와 다른 점은 MZ 세대 등 젊은 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의 명품 구입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담겼다는 목소리도 있다. 집값은 급등하고 미래는 불투명한데 당장 눈앞에 보이는 행복에만 몰두한다는 소리다. 이에 일각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이 명품의 가치를 스스로가 원하는 것에 두지 않고 허영심의 발로로 둔다고 지적한다.

또 롤테크로 6개월 내 공급한 가액이 1200만 원 이상이면 과세 대상인데, 현실적으로 개인 간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게 쉽지 않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물론 판매자가 본인이 산 물건을 되파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해외 직구로 구입한 시계를 사용하지 않고 되파는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개인 리셀러들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 리셀을 할 때 관세법의 무지로 탈세 의혹자가 된 리셀러들이 늘고 있다. 사례 중 상당수는 대학생 또는 주부 등 일반인이었다.


세대가 바뀌면서 롤테크, 샤테크, 슈테크처럼 재테크에도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커지는 만큼 그에 따른 문제점도 다수 지적된다. 롤테크를 시작하기 전에 정말 해도 괜찮은 재테크인지 충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