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은행은 제1금융권으로, 대출, 수신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기관을 일컫는다. 많은 금액의 돈이 오가는 곳이기에 보안과 계산이 철저한 곳이다. 그런데 우리가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은행도 가끔 실수를 한다. ‘은행이 실수해서 내 통장에 거액의 돈이 입금되었다’와 같이 사람들이 한 번쯤 상상해본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행의 실수로 입금된 돈을 사용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함께 알아보자.

은행의 실수로 입금된 돈은 확인 즉시 돌려줘야 한다. 돌려주지 않으면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적용받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또한 은행은 민사상으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내 전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은행의 실수로 입금된 돈을 사용한 사람에 대한 법원의 판례를 살펴보자. A씨는 K은행에 외화 예금계좌를 만들었다. 그런데 외국은행이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A씨에게 4만 달러가 입금됐다. A씨는 이 중 3만 7000달러를 빚 상환과 생활비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K은행은 A씨를 상대로 부당이득 청구소송을 냈다.


A씨는 “잘못 입금된 사실을 모른 채 돈을 쓴 선의의 수익자이므로 현재 가진 재산 범위 내에서만 반환하겠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법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남의 재산을 얻어 손해를 끼쳤다면 이를 반환해야 한다”며 “A씨는 은행에게 전액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은행원의 실수로 돈을 더 받아 문제가 된 판례도 있다. B씨는 정기예금을 해약하러 은행에 갔다. 은행원은 원금과 이자를 현금으로 내어주는 과정에서 실수로 500만 원을 더 건네주었다. B씨는 집에 돌아와 이를 사실을 확인하고도 은행에 반환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CCTV 영상과 계좌 내역을 분석해 B씨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500만 원을 회수했다.


외국에서도 은행의 실수로 입금된 돈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던 크리스틴이다. 크리스틴은 어느 날 자신의 통장에서 무제한으로 돈이 인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은행 측의 실수로 크리스틴의 통장이 무제한 마이너스 통장이 됐기 때문이다. 크리스틴은 이 통장으로 명품과 같은 사치품을 구매하거나 남자친구와 유흥을 즐겼다.

크리스틴은 총 460만 호주달러(약 40억 원)을 사용했다. 은행 측은 크리스틴이 하루 사이 115만 호주달러(약 9억 5천만 원)을 이체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크리스틴은 돈을 들고 본국인 말레이시아로 도주하려다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크리스틴은 “부모님이 보내준 돈인 줄 알았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호주 검찰은 크리스틴에 대한 사기죄 재판을 포기했다. 판례에서 재판부가 “인출 한도가 설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은행에 알릴 의무가 없는 만큼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은 “크리스틴의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민사 소송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잘못 입금된 12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를 다 써버린 미국 부부는 초라한 결말을 맞았다. 은행이 기업에게 송금하려던 12만 달러는 은행원의 실수로 티파니의 계좌로 입금됐다. 티파니와 로버트 부부는 돈이 잘못 입금된 사실을 알았지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부부는 레이싱카를 구입하고 현금을 베푸는 등 돈이 입금된 지 보름 만에 80% 이상을 썼다.


은행 측은 착오를 확인하고 부부에게 12만 달러를 다시 반납해달라고 연락했다. 부부는 돈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하고 남은 1만 3천 달러를 은행에 송금했다. 그러나 나머지 돈을 갚을 방도가 없었던 부부는 결국 잠적을 선택했다. 이들은 경찰에 체포됐고 절도죄, 장물죄 등 3가지 중범죄 혐의를 받으며 법정에 섰다.

이데일리

최근 언택트 금융거래가 늘면서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생기는 ‘착오송금’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은 물론 다른 사람의 돈이 본인의 계좌로 잘못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면 즉시 돌려줘야 한다. ‘착오송금’ 시 대처법은 즉시 금융 콜센터에 반환을 요청하는 것이다. ‘착오송금’된 돈을 사용했을 경우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