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빠르고 편리한 것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다. 간단한 개인 정보만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곤 한다. 온라인 쇼핑이나 모바일 게임,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망설임 없이 서비스 결제 버튼을 누른다.

신림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최 씨는 최근 대부 업체로부터 50만 원을 빌렸다. 데이트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가 빌린 사채 이자율은 주 60%에 달했다. 약 연 3128%에 달하는 이자율인 셈이다. 다음 달 아르바이트비로 갚으려 했던 그는 실수로 돈을 다른데 쓰고 말았다. 돈을 갚지 못하자 곧 빚 독촉이 시작됐다.

최 씨는 가족과 지인에게 연락이 간 건 물론 폭언과 욕설, 협박을 받았다며 서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불법 사채는 개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입히기 쉽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도 쓰는 특정 서비스가 사채 뺨치게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파산까지 한다는 이 서비스의 정체를 조금 더 알아보자.

휴대폰 소액결제는 휴대폰 소유자가 온/오프라인 상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휴대전화를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용 대금은 익월 휴대폰 요금과 합산하여 청구된다. 때문에 지금 당장 통장에 잔고가 없더라도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무이자 대출 서비스인 셈이다.

2020년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기존 6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한도가 상향 조정되며 더욱 활용도가 높아졌다.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탓이다. 실제로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점유율 3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 결제 업체 ‘다날’은 잇따라 성장하고 있다. 다날은 올 상반기 매출 1112억 원, 영업이익 72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안정성보다도 편의성을 추구한다. 생년월일, 이름, 휴대폰 번호와 같은 간단한 개인 정보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일부 업체에서는 ‘자동 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한 번 인증을 받아내면 그 후부터는 별다른 절차 없이 업체에서 임의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매달 자동적으로 요금이 빠져나가는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음악 앱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게임 앱은 1회 인증하면 추가 인증 없이 언제든 추가 결제가 가능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를 활용해 인천의 한 초등학생은 부모님 동의 없이 휴대폰으로 41만 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구매했다. 두 살배기 아기가 아무 버튼이나 누르다 게임 앱에서 11만 원이 결제된 사례도 있다. 모두 소액결제 편의성이 오용된 사례다.

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서비스를 남용할 경우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몇십만 원이 되곤 한다. 실제로 웹툰 서비스에 하루 2천 원씩 30일을 사용할 경우 월 6만 원이 지출된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배달 앱 결제도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로 하다 월 3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불어난 소액결제 요금 상환이 하루라도 늦으면 월 4%의 적지 않은 연체료가 붙는다. 연체가 지속되면 결제 한도가 축소되거나 결제 제한이 걸릴 수 있다.

소액결제 서비스를 남용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는 애초부터 소액결제를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차단을 신청한 후 결제 한도가 0원이라고 나오는지 꼭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금액 한도를 미리 작게 조정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비스 한도 조정은 각 통신사를 통해 월 1회 가능하다.

소액결제를 이용한 불법 대부업도 등장했다. 소위 말하는 ‘휴대폰 소액결제 현금화’ 서비스다. 휴대폰 소액결제로 문화상품권, 게임머니 등을 매입하여 업체에게 제공하면 ’이자’ 명목의 수수료를 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한 서비스 이용자는 “50만 원 결제하면 ‘선이자’라면서 수수료를 떼고 25~35만 원 정도를 준다.”라고 말했다. 추가 이자도 붙는다. 이자는 원금 기준으로 월 30~50%, 1년이면 최대 600%에 달한다.

2020년 1월 몇몇 인터넷 방송 BJ가 시청자들에게 ‘별풍선’ 소액결제를 유도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되었다. 7800명이나 되는 피해자에게서 수수료 59억 원을 가로챘다. 이러한 소액결제 깡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재화 매입 위반 죄에 해당된다. 피해자 명의를 빌려 허위 구매를 하고 거래를 취소하는 수법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다.

이처럼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가 편리한 만큼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액 결제가 중복됨에 따라 ‘고액’결제가 될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 정보가 흘러나가 금전적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쉽게 결제할 수 있는 만큼 쉽게 파산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