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올라서 좋냐고요? 아니요. 뜬금없는 건보료 때문에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에 파생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은퇴해 노후를 보내는 어르신들이 예상치 못한 액수의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건강보험료, 합법적으로 아낄 순 없을까?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면 국민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적용 대상이 구분돼 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사업장의 근로자와 사용자이거나 공무원, 교직원 등이고 이들의 피부양자까지 포함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기준은 사업장에서 받는 급여를 기준으로 하며 50%는 사업장이 부담한다.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에 속하지 않은 자를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지역가입자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이 직장가입자와 비교해 다소 복잡하다. 소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소득의 정도나 재산의 양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직장가입자는 건강보험료의 50%를 사업장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지역가입자는 본인이 100% 부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영세한 자영업자이거나 근로소득이 없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청와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비현실적으로 높게 책정된다며 현실적으로 산출해달라는 게시물이 상당수 존재한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항상 논란이 되는 이유는 소득이 아닌 재산에 건강보험료를 매기는 부과체계 때문이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재산 등 다른 요건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사업장에서 받는 급여만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없어도 재산이 많으면 직장가입자보다 높은 수준의 건강보험료를 낼 수도 있다.

문제는 지역가입자의 재산이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 등 부동산이나 자동차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매월 받는 소득이 국민연금 포함해 90만 정도밖에 없어도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와 5년 된 3000cc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매월 30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집이나 자동차를 팔지 않으면 매월 소득의 30% 이상을 건강보험료 납부에 써야 한다.

이처럼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상상 이상으로 높게 책정될 수 있다. 하지만 비싼 건강보험료를 피할 방법도 있다. 퇴직자에 한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의 계속 가입 제도’가 그것이다. 퇴직 후 피부양자로 가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온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된다.

건강보험료 임의 계속 가입 제도는 퇴직 후에도 직장가입자 수준의 건강보험료를 3년 동안 유지해 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은퇴로 소득이 없어진 상황에서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바뀌어 건보료가 급증한 실직·은퇴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는 지역가입자로의 전환을 유예해 주는 제도로 만약 본인이 지역가입자로 내는 건강보험료가 기존의 직장가입자로 내는 것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신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제도의 중요한 점은 퇴직 후 첫 건강보험료 납부 고지서를 받은 시점부터 2개월 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2개월이 지나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당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때문에 퇴직 후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나 신청하지 못하면 급격한 건강보험료 상승을 겪을 수도 있다.

가입자들과 피부양자들에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집값 상승과 부과체계 강화가 맞물려 이른바 ‘건보료 폭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집을 한 채 보유하고 자녀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에 가입된 은퇴자들의 경우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2022년 강화되는 부과체계에 따라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노년층이나 퇴직을 앞둔 1주택자들은 재산과표 기준 3억 6000만 원(공시가격 기준 6억 원)이 넘는 주택을 매도하거나 연금 수령 시기를 최대한 늦춰 2022년 이후 합산소득이 여난 1000만 원을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