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를 이용하다 보면 계산대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붐비던 곳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자율포장 대다. 한번 이용 시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비닐봉지나 종이봉투 이용에 다소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들은 박스에 담아 갈 수 있는 자율 포장대를 선호했다. 특히 여행객들이 대형마트에서 고기와 술을 구입해 자율 포장대를 이용하는 것은 여행의 시작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편하게 썼었는데 요즘은 없어져서 불편해요.” 최근 대형마트를 이용한 한 소비자는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자율 포장대가 사라지자 불편함을 토로했다. 저마다 자신의 구매 상품을 담아 가기 위해 바쁘던 자율 포장하였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자율 포장대는 왜 사라진 것일까? 이외에도 사라진 무료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기존의 자율 포장대에 종이박스와 테이프, 끈 등이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구매 상품을 포장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율 포장대 모습은 조금 다르다. 종이박스는 제공되지만 박스를 고정하고 묶었던 테이프와 끈은 모습을 감췄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협약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 국내 4개 대형마트와 환경부가 2019년 8월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을 줄인다는 취지의 협약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자율 포장대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테이프, 포장끈, 커팅기)은 연간 658톤에 이른다. 4개사 대형마트에서는 자율 포장대 제공을 중단한 대신 대용량 장바구니를 대여해 주거나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트코의 양파 디스펜서 역시 자취를 감췄다.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핫도그나 피자 등을 먹을 때 함께 먹으라고 자유롭게 제공하던 무료 양파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한국 코스트코의 푸드코트에서 소비되던 양파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20배 많은 수준이고, 전국 매장의 양파 소비를 다 합치면 연간 200여 톤에 달할 정도”라며 “많은 양파 소비에 무료 제공을 중단하고 핫도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일회용 그릇에 따로 제공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양파 소비량은 중국, 인도 다음으로 많은 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부 고객들의 과한 행동을 지적했다. 실제로 코스트코에 양파 디스펜서가 비치돼 있을 때, 접시 한가득 양파를 받아 가거나 비닐봉지 등에 양파를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고객들이 자주 목격되곤 했다. 이들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다수의 고객들이 피해를 본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중단된 서비스도 있다. 바로, 패스트푸드 매장의 음료 리필 서비스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009년 전국 매장에서 음료 리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중단 이유로 ‘원가 상승’과 ‘리필 서비스 대기 줄로 인한 고객 불편’을 꼽았다. 하지만 맥도날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한 ‘대기 줄로 인한 고객 불편’ 때문만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음료 리필 서비스가 중단됐을 당시 한 맥도날드 직원은 서비스 중단의 가장 큰 이유로 ‘진상 고객’을 꼽았다. 먼저 온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 있는데도 옆으로 와 음료를 리필해달라 조르고,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본사에 컴플레인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음료를 자유롭게 리필 할 수 있게 한 매장에선 빈 페트병을 가져와 받아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맥도날드의 경쟁사인 버거킹 역시 음료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다.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우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면 무료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복지 차원으로 제공했던 서비스 중에도 중단된 것이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1990년대 시행했던 지하철 우산 대여 서비스나 무료 도서관 서비스 등이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바로 중단됐었다. 당시엔 시민들의 양심만을 믿고 무료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회수율은 10~20%에 그치고 말았다.

2016년 시작된 보조배터리 무료 대여 서비스 역시 1년 만에 중단됐다. 이 서비스는 수도권 지하철 5~8호선 역사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필요한 승객에게 3시간 동안 무료로 보조배터리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다. 2021년까지 수도권 지하철 전 구간에서 서비스할 예정이었지만 잦은 제품 고장과 이에 따른 수리 비용 발생, 서비스 제공 업체의 재정난 등이 겹치며 서비스 1년 만에 중단됐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무료로 제공되는 탓에 자신의 물건처럼 조심스럽게 쓰지 않는 고객들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