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약 통장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8만4,899명이 청약 통장에 가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가량(52만7,624명 대비 67%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2,639만명이 청약 통장에 가입했고 이는 전 국민의 50%가 넘는 수준이다.

청약 통장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등으로 높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분양’ 단지가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청약 통장을 개설한다고 무조건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주택 청약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30대의 한 청년이 주택 청약을 활용해 서울시의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주 어렵다. 현재 서울의 전 지역에서 85㎡(약 25평) 이하의 주택 분양은 100% 가점제로 운영된다. 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 만점),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 통장 가입 기간(17점 만점) 등 세 가지 항목으로 결정된다.

보통 20대 초반에 청약 통장을 개설한다고 가정해보자. 10년이 지난 30대 초반 가점을 살펴보면 무주택기간(0점), 부양가족 수(0점), 청약 통장 가입 기간 10년(10점)을 모두 합산해도 가산점 10점밖에 받지 못한다. 무주택기간의 경우 무주택기간의 기준이 만 30세 이상이거나 기혼자이기 때문에 20대 미혼은 무주택기간 가점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40대에 자녀 2명이 있는 기혼자라면 어떨까? 같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무주택기간 10년(20점), 부양가족 3명(20점), 청약 통장 가입 기간 20년(17점)으로 약 57점 수준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점 50점 정도면 비교적 당첨 안정권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당첨 평균 가점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57점은 당첨된다는 보장이 없는 수준이다.

만약 자녀가 없거나 1명이면 부양가족 수에 의한 가점은 5~10점 줄어든다. 게다가 기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기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무주택기간 가점을 받기도 어려워진다. 가점이 40점 미만으로 낮아지면 사실상 청약 당첨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가점을 받기 위한 기준이 굉장히 높아 주택 청약에 대해 ‘그림의 떡’이라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주택 청약의 당첨 가점을 살펴보면 주택 청약에 당첨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분양가 대비 판매 시세 차익이 6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면서 ‘로또 아파트’라고 불리는 개포동의 디에이치자이아파트의 분양 당첨 평균 가점은 68.2점을 기록했다. 자녀 2명이 있는 4인 가구 기준 68점의 가점을 얻기 위해선 15년 이상의 청약 통장 가입 기간(17점), 부양가족 3명(20점), 15년 이상의 무주택 기간(32점)이 필요하다.

지난해 부터 분양에 당첨된 당첨자의 평균 가점을 살펴보면, 1년 사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19년 1분기 평균 가점이 50.1점이었지만 올해 1분기 평균 가점은 64점을 기록하며 14점이나 올랐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 역시 올해 7, 8월 서울의 13개 아파트 단지의 청약 당첨 커트라인 평균은 60.6점이었다고 밝혔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하반기 44대 1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고치인 75대 1을 기록했다”며 “당첨 가점 안정권이 오르는 이유는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약을 위한 가점을 받기도 어렵지만, 만약 청약에 당첨이 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 모아둔 재산이 많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매하지만 아파트 가격 대비 대출 한도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나마 소득이 비교적 적은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디딤돌 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아파트 값의 60~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서울(투기지구) 기준 최대 50%밖에 대출하지 못한다.

서울시의 85㎡(약 25평) 새 아파트 분양가가 평균 6억 원 내외라고 가정해보자. 주택담보대출(40%, 생애최초구입시 50%)과 일반적인 신혼부부의 평균 연봉의 신용대출(연봉의 100%, 7,000만 원)을 받아도 3억 5,000만 원~3억 7,000만 원 정도밖에 마련하지 못한다. 6억원정도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2억 3,000만 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실적이지 못한 현 상황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