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발생한 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사고로 세간이 시끄럽다. 이번 화재사고에서 소방 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조기에 화재진압을 하지 못한 점 등을 꼬집으며 소방 시설 확대를 위한 정치적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화재 피해를 입은 아르누보 아파트 입주민들은 다른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어떤 일인지 알아보자.

이번 울산 화재사고 피해를 입은 아르누보 아파트 입주민은 총 127세대의 300여 명 정도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입주민 중 9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대피 중 찰과상이 생기는 등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게다가 집 내부가 전소하는 등의 재산피해가 막대한 경우도 있었다. 입주민들의 병원비를 포함해 재산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화재로 인한 보험금 지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누보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다. 현행법상 16층 이상의 아파트는 화재 보험 의무 가입대상이기 때문이다. 화재 보험은 보통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에 보험료가 포함돼 ‘입주자 대표회의’ 명의로 단체 보험에 가입한다. 화재로 인해 건물이 입은 피해와 사망(1억 5,000만 원), 부상(최대 3,000만 원), 3자의 재산 피해(최대 10억 원) 등이 보장된다. 아르누보 아파트 화재에 따른 최대 보상금액은 건물 426억 원, 가재도구 63억 원, 대물 10억 원 등 총 499억 원이다.

보험금은 가구별 실사 등 보험사의 손해 사정 과정을 거쳐 지급된다. 보통 건물에 대한 보상금은 건물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게 지급된다. 건물 마감재 위주로 피해를 입고 건물 뼈대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손상된 부분만 보수공사를 진행한다. 화재 보험에서는 건물 보수공사에 발생하는 비용 등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건물 보수 비용을 제외하고 입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가재도구에 대한 보험금의 경우 실제 피해액보다 보상금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가재도구에 대한 보험은 화재 보험에서도 의무 가입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가재도구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의무가입으로 인한 화재 보험은 소액으로 가입된 경우가 많아 보장금액과 범위가 넓지 않다.

지난 13일 아르누보 아파트 입주민에게 보험금 지급하기 위한 보험사의 손해 사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입주민들 사이에선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아파트의 고층 부분은 많이 불탔지만, 아파트가 자체가 무너지지 않았으니 최대 보상금액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 대표는 “예기치 못한 불로 한순간에 집을 잃은 주민들을 봐서라도 피해에 맞는 보험금이 책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도 아르누보 아파트 주민들이 최대 보험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 금액은 아파트가 완전히 붕괴돼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인데, 사실상 아파트의 뼈대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보수로 끝날 것 같다”라며 “건물에 대한 최대 보험금인 420억 원의 절반 정도인 200억 원 정도로 책정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15층 이하의 경우 거의 타지 않은 집도 많아서 주민들의 기대보다는 낮은 수준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정확한 피해 보상금은 소방당국의 화재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고 정해질 예정이다. 보상금을 균등하게 지급할지 피해 정도에 따라 지급할지에 대한 여부 역시 이때 정해진다. 화재 원인 조사에 따라 최초 화재 원인을 제공한 세대의 경우 고의·중과실 여부에 따라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고의성이 인정되면 입주민들은 이 세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모든 조사가 끝나고 보험금이 결정되면 보험금은 가구별로 나눠 받는다. 보험금은 주택 소유와 상관없이 매달 관리비를 내는 실거주자에게 지급된다. 또 직접적인 화재 피해가 없더라도 화재로 인한 그을림이나 유리 파손 등에 대해서도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