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언론이 시끄럽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망보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을 3명의 자녀가 내야 할 상속세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상속받는 재산보다 상속세로 내야 하는 재산이 더 많은 수준이라고 하니 이에 대한 여론 역시 다양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인 상속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 재계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반도체를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건희의 재산을 먼저 살펴보자면 2020년 8월 기준 주식을 포함한 이건희의 재산은 20조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회장은 2020년 국내 재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세계 재산 순위에선 75위를 기록했다.

이 회장의 재산을 살펴보면 주식 재산만 18조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2억 4,927 만 3,200주(지분율 4.18%)와 우선주 61 만 9,900주(0.08%), 삼성생명 4,151 만 9,180주(20.76%), 삼성물산 542 만 5,733주(2.86%), 삼성SDS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재산이 많은 만큼 이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내야 하는 상속세도 많다. 보통 많은 수준이 아니라 국내 역사상 가장 많은 수준의 상속세로 기록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상속세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언론에선 10조 원 수준의 상속세를 내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 10조 원의 상속세는 올해 증권거래세의 예상금액인 8조 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기 때문에 올해 증권거래세 수입은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할까? 우선 30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인 18조 원의 상속이 이뤄지기 때문에 상속세의 최고세율인 50%의 세율이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최대주주 특수 관계 지분에 대한 20% 할증이 붙는다. 세금 자진 신고에 대한 3% 공제를 제외하면 전체 상속세 규모는 10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역대 상속 사례 중 최대 규모의 세금을 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회장의 재산은 이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이 나눠 상속받을 가능성이 크다. 법적 상속분을 따져보면 이 회장의 재산을 4.5라고 가정했을 때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1.5, 자녀인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이 각각 1씩을 나눠 받아야 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 승계를 위해 작성해둔 유언장대로 상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재산 상속과 관련된 유언장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누가 얼마만큼의 재산을 받게 될지 모르지만 누가 받더라도 10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한 번에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가에 상속세를 위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나눠 납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부연납 제도는 연 이자 1.8%를 적용해 첫 세금 납부 때 내야 하는 총 세금의 1/6만 내고 나머지는 5년 동안 분할 납부하는 방법이다. 이를 활용해 상속세를 낸다면 내년 4월까지 약 2조 5,000억 원의 세금을 먼저 내고, 2026년 4월까지 남은 금액을 나눠 낼 수 있다. 연부연납 제도는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사망 이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재산을 물려받으면서 발생한 상속세 9,215억 원을 납부할 때도 활용됐다.

엄청난 규모의 상속세가 발생하자 상속세가 너무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외에는 상속세를 내지 않는 나라가 많은데, 10조 원씩 상속세 내면서 누가 기업을 운영하겠냐”라며 “지나친 상속세는 기업의 성장 및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고, 이는 곧 나라의 경제에 악영향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상속세나 증여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그의 자녀 정용진, 정유경에게 주식을 증여하며 발생됐던 증여세 논란 역시 부정적인 여론이 크게 형성됐었다.

다른 누리꾼은 “신세계 증여 때도 그랬지만, 증여나 상속의 과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라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며 “이렇게 과도한 세금을 물면 누가 한국에서 사업하겠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했기에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한국이라는 제도권 속에서 보호받고 지원받으며 성장한 삼성이 이제 와서 내 돈 아깝다고 세금을 안 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액수가 크긴 하지만 사회의 선순환을 위해 납부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