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아이폰12가 출시가 발표되며 수많은 애플 팬들을 설레게 했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이라는 사실과 함께 한번 출시에 스펙 별 4가지 모델이 모두 등장한다는 것에 또 한 번 설레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애플은 기존에 제공하던 충전기와 이어폰을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하면서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과연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애플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은 얼마나 될지 좀 더 알아보자

애플은 이번 아이폰12 출시를 발표하면서 기존에 제공하던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이어팟)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환경 보호’를 내세우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 제공 중단을 결정한 부가적인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상당수 이용자가 기존의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3일 아이폰12 발표회에서 애플의 관계자는 “이미 라이트닝 이어폰을 갖고 있는 소비자는 7억 명이 넘고, 세상에는 20억 개가 넘는 애플 충전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충전기와 이어폰을 패키지에서 제외하면 제품의 부피가 줄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애플에 많은 소비자는 불만을 표했다. 충전기를 판매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라는 지적이다. 사실 애플은 지난 2016년에도 비슷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2016년 아이폰7이 공개됐을 때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이어폰으로는 더 이상 아이폰의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이폰7의 노래를 이어폰을 통해 들으려면 애플에서 판매하는 ‘Apple Lightning 8-pin 단자’에 맞는 유선 이어폰(이어팟)을 사용해야만 했다. 호환성이 좋았던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앤 이유에 대해 애플의 한 관계자는 “카메라 근처에 있던 부품이 하단으로 옮겨졌는데 이 부품이 이어폰 단자 등과 혼선을 일으켜 제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에어팟은 대성공을 거뒀다. 지난해에만 6,000만 대 이상의 에어팟을 판매했고, 애플의 무선 이어폰 매출은 약 14조 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 2016년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애며 에어팟을 출시한 애플은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전기를 기본 구성 품목에서 제외한다는 발표와 함께 애플의 무선 충전기인 ‘맥세이프(MagSafe)’를 함께 공개했다. 아이폰12는 내부의 무선 충전 코일 주변에 자석을 배치해 맥세이프 충전기가 달라붙어 원활한 충전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기존의 무선 충전기의 단점을 보완한 맥세이프를 출시하면서 애플이 본격적인 무선 충전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곧 아이폰에서 충전기를 연결하는 Lightning 8-pin 단자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에어팟을 판매한 것처럼 충전기를 없애고 무선 충전기를 판매하는 애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새 아이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추가 비용을 들여 최신 충전기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폰12에서 충전기를 빼고 제공한다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이용하려면 USB-C 타입이 호환되는 충전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폰11 이전 사용자의 경우 USB-A 타입 충전기를 가지고 있어 급속 충전을 위해선 새로운 충전기를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무선 충전기의 단점이 보완된 맥세이프도 출시했다. 아이폰11 이전의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나, 아이폰을 처음 이용하는 소비자는 무조건 추가 비용을 들여 충전기나 맥세이프를 사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애플이 충전기를 판매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원가 절감’이다. 충전기 어댑터의 경우 원가는 2~3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3,000원 정도라고 가정해보자. 애플이 지난해 판매한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 9,348만 대이다. 올해도 똑같은 판매량을 기록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댑터를 제외하는 것만으로도 5,804억 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원가만이 아니다. 충전기를 판매하거나 맥세이프를 판매해 얻는 수익까지 고려하면 애플이 얻는 수익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현재 애플에서는 18W 충전기는 3만 9,000원, 무선 충전기인 맥세이프는 5만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억 9,348만 명의 소비자 중 10%인 1,900만 명이 맥세이프를 구입하면, 이것만으로도 1조 원이 넘는 매출 기록이 가능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