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대상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이다. 미디어에 노출된 스타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유행이 생기고, 특정 상품이 품절되는 현상은 지금까지 익숙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것이 대형 스타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유행의 중심에 평범한 고등학생이 있을 수도 있다.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다.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쳐 연봉 1억 원의 고등학생을 만들어낸 기업이 있다. 자체적으로 만든 서바이벌 오디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인플루언서를 발굴해낸 블랭크코퍼레이션이다. ‘고등학생 간지대회’을 개최한 블랭크는 옷 좀 입는다는 고등학생을 모아 Z세대의 패션리더를 뽑았다.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리고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낸 고등학생에게 연봉 1억 원과 함께 부모님께 드릴 효도 벤츠, 본인이 직접 제작하는 브랜드 론칭 기회까지 제공했다.

해당 콘텐츠는 작년에 진행했던 시즌 1과 올해 진행한 시즌 2가 있다. 시즌 1 종료 당시에만 관련 영상들의 누적 조회수가 3,000만 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즌 2 역시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했고 현재 채널 누적 조회수는 8,000만 회를 넘어섰으며 구독자 역시 20만 명을 넘었다. 콘텐츠의 흥행으로 유튜브 구독자와 홍보 모델을 모두 얻게 된 것이다.

블랭크는 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콘텐츠를 제작한 것일까? 이는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기조 변화와 일맥상통한다. 고액의 광고료를 지급하며 슈퍼스타를 모델로 쓰는 것보다 소비자 바로 옆에서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란 ‘파워 블로거’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 스타’ 1인 방송을 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많은 기업은 ‘스몰 인플루언서’를 찾아 나서고 있다. 스몰 인플루언서란 이미 1인 기업이 된 메가 인플루언서보단 팔로워와 인지도가 적은 인플루언서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들이 스몰 인플루언서를 찾는 이유로는 영향력은 작지만 그만큼 인플루언서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아 기업 이미지를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다는 장점과 저렴한 비용을 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블랭크의 ‘고등학생 간지대회’ 역시 이런 스몰 인플루언서를 발굴하는 과정이었다. 콘텐츠를 통해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일을 함께 수행한 것이다. 특히 일반인이 콘텐츠를 통해 인플루언서가 되는 과정은 젊은 Z세대에겐 큰 흥미를 보이게 됨과 동시에 동질감을 얻으면서 큰 호응을 얻게 됐다. 특히 여기서 발굴한 인플루언서가 크게 성공하거나 메가 인플루언서가 될 경우 인플루언서를 발굴한 기업의 콘텐츠나 기업의 홍보 효과는 극대화된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은 대기업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는 인스타그램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델 콘테스트를 펼쳐 8명의 모델을 선발하기도 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자사 뷰티 플랫폼인 ‘신라팁핑’에 전속 크리에이터 150명을 선발했고 네이버는 여행과 뷰티 분야를 검색할 경우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을 보여주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기업들이 홍보 목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찾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갑자기 유명세를 얻게 된 만큼 나쁜 과거사가 등장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응이 연예인과 비교해 미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발생한 ‘뒷광고 논란’까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에서 어렵게 발굴하고 성장시키려는 찰나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미디어와 스타들이 갖지 못한 신선함과 창조성 등이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저비용 대비 고효율을 낼 수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역시 이러한 점을 높이 사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에 적극적인데 이미 1만 명이 넘은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쇼핑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