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 MONEY] 전국 부동산시장에 악재가 계속 쌓이고 있다. 집값은 하늘 무서운지 모르고 치솟고, 전세매물은 없으며, 주택청약은 수 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새로운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문제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들이닥쳤다. 부모님의 도움이 없이는 전셋집 하나 구하기 어려운 한 예비 신혼부부는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랜 연애 끝에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30대 남성 A 씨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미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들어섰지만, 첫 번째 난관에서 바로 주저앉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신혼집이었다.

예비신부의 직장이 경기도였기 때문에 예비신부 직장 근처로 신혼집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A 씨와 예비신부가 모아 놓은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A 씨는 2년간 5,000여만 원가량 모았고 예비신부는 3,000여만 원을 모았다. 둘이 돈을 합쳐도 8,000만 원밖에 안 됐다.

경기도의 25평대 아파트를 알아봤지만 전셋값만 3억 원이 넘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매매는 상상도 할 수 없다. A 씨는 고민 끝에 예비신부에게 임대주택을 제안했다. 몇 년 뒤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통한 주택청약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임대주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예비신부는 잠시만 임대주택에 살자는 A 씨의 제안에 “절대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완강한 거절이었다. 예비신부는 임대주택이 싫은 이유에 대해선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전세대출이라도 받아서 전세로 구해보자”라고 A 씨를 설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아는 사람이 전세로 좋은 아파트 살고 있는데 나도 그러고 싶다”라고 말하는 등 임대주택에 살자는 A 씨의 제안을 무시했다. 하지만 A 씨는 예비신부의 전세대출이 이해가 안 됐다. 집을 사는 것도 아니고 남의 집을 빌리기 위해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낸다는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주택청약을 위해 몇 년만 잠깐 사는 것인데 굳이 대출이자를 내면서까지 전세로 살 필요 있냐는 생각이었다. 둘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신혼집으로 인한 둘의 다툼은 잦아졌고, 이럴 거면 결혼 다시 생각해보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A 씨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A 씨의 주장도 맞는 말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임대 주택이라고 해서 공짜가 아니라는 말이다.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전세자금 대출의 이자보다 싼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임대 주택의 경우에도 수십만 원의 임대료와 관리비 등이 나오는데 둘이 비교해보고 큰 차이가 없으면 대출받아서 전세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A 씨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지적했다. 이 누리꾼은 “신혼부부라고 무조건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닌데 뭔가 제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최근 위례신도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27: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비신부의 ‘임대주택은 무조건 싫다’라는 자세를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왜 임대주택이 싫은지 말을 못 하는 것 보니 임대주택에 산다는 게 창피한 것인가”라며 “누구는 살고 싶어도 못 사는 곳인데 배가 불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혼집 문제로 결혼의 위기가 온 예비부부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산층의 집안에서 자라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해도 전셋집 하나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혼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라며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인은 이어 “저출산 대책이라고 쓰는 많은 예산들이 무슨 소용이 있냐, 청년들이 결혼을 못 하는 이유는 집값 때문”이라고 말하며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계속 치솟고 있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71주 연속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신혼부부가 찾을 수 있는 신혼집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며 부모님의 지원 없이는 월세방에서 시작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른 전문가는 “임대주택이 해결방안일 수 있지만, 지금처럼 임대주택을 기피하는 상황에선 쉽지 않다”라며 “임대주택의 공급량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질 높은 적정가격의 임대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