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시 채우거나 버려야 하는 흙
내 땅 흙이라고 막 팔순 없어
흙 팔려면 허가 필요해
‘토취장’ 수익 기대해볼 만해

[SAND MONEY] “땅 파서 장사하느냐”라는 말이 있다. 무엇인가를 판매할 때 판매하는 상품이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적당한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진짜 땅 파서 장사하는 사람이 있다. 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흙을 판매해 이윤을 얻는 것이다. 물론, 아무나 아무 흙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땅 파서 장사하는 것, 어떻게 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흙을 판다’라는 생각은 땅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해봤을 것이지만 실제로 흙을 팔아본 적은 없을 것이다.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땅에 흙이 다소 많아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겠지만 사실 흙을 판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자신이 소유한 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남은 흙이 아깝겠지만 이런 흙을 팔긴 어렵다.

공사를 할 때 주변 지대 대비 낮은 곳에는 흙을 쌓는 성토를 해야 하며, 지대가 다소 높은 곳은 흙을 깎는 절토를 해야 한다. 한 공사 내에서 깎아낸 흙의 양과 쌓아야 할 흙의 양이 같은 수준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 공사는 한쪽으로 치우치게 돼 있다. 여기서 성토가 많이 필요하면 다른 곳에서 흙을 가져와 채워야 하고, 절토가 많아 남은 흙이 많다면 흙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

공사현장에서 절토가 더 많은 경우 남은 흙을 어떻게 처리할까? 남은 흙을 버린다는 의미로 보통 이를 ‘사토’라고 하는데 남은 흙을 버리는 곳을 사토장이라 일컫는다. 보통 토목 공사의 경우 사토장을 미리 지정해놔야 한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곳에 인근 지역 주민과 땅 주인의 승인을 얻어 사토장으로 선정하고 그곳에 사토를 버린다.

이것이 아니라면 다른 필요한 사람에게 흙을 넘겨줄 수도 있다. 사토장이 선정됐다고 해도 공사 도중 변경될 수도 있고, 사토장에서 사토 받기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또 사토장 선정이 안 됐을 경우도 있다. 사토장 찾기가 어렵다면 굴삭기나 덤프트럭 등 중장비 기사들에게 소개받은 곳에 흙을 주거나 별도로 흙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사토를 처리하기도 한다.

이때 남은 흙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본인 토지 개발 때문에 발생하는 사토는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야 개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며, 보통 사토의 경우 개발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취급을 받기 때문에 돈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토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토를 내보내는 쪽에서 덤프트럭의 운송비를 지불하고 사토를 처리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본인의 토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남은 흙, 사토는 판매하기 어렵다. 하지만 처음부터 임야 상태의 개발되지 않은 토지 형태라면 흙을 팔 수도 있다. 공사 현장에 필요한 흙을 공급하는 토취장으로 선정되거나 골재 제조업체 등에 필요한 흙과 암석을 판매하는 토취장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토취장이란 공사장에서 필요한 성토 재료를 얻기 위해 자연상태 토지를 절취하는 곳으로 쉽게 말하면 ‘흙을 파는 곳’이다. 보통 공사현장에서 선정하는 토취장은 토양의 성질과 양, 현장과의 운반 거리 등을 토대로 선정된다. 특히 공익사업으로 토취장에 선정되게 되면 감정평가사의 감정액에 따라 토취 보상을 받게 된다.

또 토취장으로 토양 및 암석 채취가 끝난 후에는 해당 토지를 개발할 수 있어 더욱 좋다는 평가도 있다. 경상남도 김천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1만 7,000여 평 규모의 임야가 매물로 나왔는데, 대부분 토질이 마사토(화강토)로 이뤄져 있다”라며 “마사토 채취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며, 채취가 끝난 이후엔 전원주택단지 조성 등으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토는 벽돌이나 기와를 만들거나 도로를 포장하는데 쓰이며, 세척 마사토는 화분 분갈이를 할 때도 사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 식물 등 홈 가드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덕분에 흙을 사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재개발 등으로 인한 흙 수요가 늘면서 불법으로 흙을 채취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본인의 땅이라고 하더라도 흙이나 암석 등을 채취하는 토취장으로 사용하려면 토취장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인근 주변 지역의 환경문제를 비롯해 토사 붕괴 등의 안전 문제,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도로 피해 등 토취장으로 이용될 시 많은 피해 발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취장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흙을 판매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경남 함양군에는 우량농지조성을 목적으로 야산 개발 허가를 받은 뒤 엄청난 양의 마사토와 암석을 채취해 골재 제조업체에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에 대해 “임야 상태의 야산을 구매해 편법적으로 토취장을 운영하는 것은 안전상의 문제가 많으므로 하면 안 된다”라며 “하지만 최근 흙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제대로 허가를 받고 흙을 판매하는 것은 좋은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유하고 야산이 있다면 흙을 파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