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명의 집으로 대출 못 받아
명의자는 임의 처분 가능
막기 위해선 법적 다툼 밖에
재산분할, 전업주부에게도 해당

[SAND MONEY] 최근 부동산을 놓고 벌어지는 부부의 다툼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한동안 절세를 위해 부부간 주택 공동명의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많은 부부가 공동명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동명의를 하지 않는 부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문제도 생기고 있다. 함께 일궈낸 아파트에 대해 본인의 기여분을 인정받고자 하는 다툼이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것이다. 부부의 재산과 관련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자 하는 한 사연이 올라왔다. 15년 넘게 결혼생활을 한 A 씨는 남편과 함께 구매한 아파트를 가지고 주택 담보대출을 받고 싶다는 사연이었다. 돈을 어디에 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상당한 수준의 목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파트 명의가 A 씨가 아닌 남편 이름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과연 A 씨는 주택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결과 먼저 말하자면 받을 수 없다. 담보대출의 경우 부동산 명의자가 아니라면 명의자의 배우자라 해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으며, 이외 다른 처분도 불가능하다. 다만 이혼소송을 위한 재산분할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이나 부동산 가압류를 통해서만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아파트 명의자인 남편 B 씨가 자신 명의로 된 아파트를 독단적으로 처분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으려 할 때 배우자는 이를 막을 수 있을까?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민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기초로 한다. 이는 결혼 전 각자 벌어둔 재산은 각각의 재산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결혼생활 중이라도 부부 중 한 명이 취득한 재산은 일단 그 한 명의 재산으로 추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 때문에 B 씨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독단적으로 판매하거나 담보대출을 받는 것 역시 원칙적으론 가능하다. 남편 B 씨는 배우자의 동의 없이도 임의로 제3자에게 아파트를 판매하거나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기 위해 아파트가 저당 잡히는 것 역시 배우자의 의견과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원칙일 뿐이다. 10년 이상 부부생활을 이어왔고 함께 재산을 축적했다는 것이 인정된다면 B 씨 명의로 된 아파트라 할지라도 배우자가 처분이나 담보대출 등을 막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부부가 공동으로 이룬 재산이 투입됐다는 것을 B 씨의 배우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B 씨의 독단적인 아파트 처분을 막기 위해선 먼저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뒤 아파트 처분을 막고, B 씨를 상대로 ‘공유 지분권 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정 수준의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다. 기여분을 인정받는 데 구체적인 기준은 없지만 보통 법원에서는 10년 이상의 결혼생활을 이어왔고, 부부의 재산 축적을 위한 가사활동을 펼쳐왔다면 어느 정도 재산 형성의 기여를 인정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재산에 대한 등기를 해두었을 경우 부부관계가 심각하게 나빠져 이혼하게 된다고 해도 남편의 독단적인 아파트 처분을 막을 수 있다. 아파트에 본인 이름을 등기했다면 이후 진행될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청구 과정에서 B 씨가 이혼 등의 확정판결 이전에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면 이혼 시 재산 처분은 어떻게 진행될까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인정하고 있어 재산의 명의를 취득한 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혼 시 재산분할 비율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게다가 재산 취득이나 유지와 관련해선 당사자들의 기여분을 고려해 재산을 분할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원에서 얼마나 본인의 기여도를 인정받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부부가 자영업을 운영하면서 함께 일을 해왔다면 명의가 누구로 돼 있든 법원에서는 재산을 공동 소유로 인정한다. 이외에 맞벌이 부부는 각자 벌어들인 수입과 입출금 내역 등을 통해 재산 형성에 기여한 수준을 인정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재산의 명의자가 아닌 사람이 전업주부인 경우다. 전업주부의 경우 실질적 소득이 없어 재산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녀를 양육하거나 가사 일을 한다는 것은 배우자가 재산을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법원에서는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별도의 입증 없이도 전업주부에게 부부 재산의 일정 수준을 분할해 준다.

문제는 재산의 분할 비율이다. 보통 결혼 기간에 비례해 전업주부의 재산분할 비율이 높아지지만, 보통 7:3이나 6:4 수준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는 배우자의 수입이 상당한 수준으로 많거나 상속을 받은 재산이 있는 경우라면 전업주부에게 분할되는 비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