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변화하는 음주문화
주류 판매량, 오히려 늘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홈술’ 각광
홈술, ‘밖술’ 대비 2배 이상 경제적

[SAND MONEY] 매주 금요일, 혹은 주말마다 음주를 즐기던 A 씨의 삶에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모임이 줄어들면서 여럿이 모여 즐겼던 술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A 씨는 집에서 혼자 술을 먹는 홈술을 시작했다. 밖에서 술을 먹는 것보다 더욱 저렴하고, 원하는 술과 안주를 골라 먹을 수 있는 홈술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술을 먹는 홈술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유흥 시장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류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홈술족의 주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주류회사들의 매출액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매출액 증가는 홈술족들에 의한 가정용 주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류시장에서 45%를 차지했던 가정판매용 주류가 70%까지 상승했다국내 주류 업체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43억 원, 644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1.2% 상승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322억 원으로 24.8% 늘어났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가정용 주류를 판매하는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주류 판매량이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가정용 주류 판매를 살펴보면 홈술족들이 선호하는 주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 41만 원이나 대형 마트 등에서 묶음으로 판매하는 맥주, 소주를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와인과 양주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승한 지난 11월 마지막 주말 기준(1124~29) 와인과 양주의 매출은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각각 50%, 28% 상승했다. CU 역시 양주 매출이 30%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홈 파티 등을 위한 와인과 양주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홈술족들은 술집에서 술을 먹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술을 먹을 수 있어 비교적 비싼 가격대의 와인이나 양주 등을 구매하는 것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로 인해 소주와 맥주 위주의 주류업계가 기존의 소주 맥주를 비롯해 와인, 양주, 막걸리, 전통주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홈술족의 증가가 단순히 주류업계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홈술의 특징은 선택할 수 있는 안주가 무한하다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게는 과자와 라면 등을 안주로 먹을 수 있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거나, 즉석요리 혹은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즉석요리 관련 업계는 물론, 배달업계에서도 홈술족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실제로 식품 배달 전문 브랜드에 따르면 튀김, 구이, 건어물, 회 등 안주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의 올해(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4% 증가하기도 했다.

이 브랜드에서는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안주로 맥주의 안주로 좋은 치킨, 소주의 안주로 좋은 회, 와인과 어울리는 하몽과 치즈 등 상품들을 할인하기도 했다. 이외에 한 도시락 브랜드에서는 자사의 국 메뉴를 홈술의 안주로 먹는 소비자에게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비록 홈술족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더라도 홈술의 매력은 충분하다. 가장 큰 매력으로는 경제적 이유를 들 수 있다. 보통 밖에서 술자리를 갖는다고 가정한다면 (4, 서울의 평범한 술집 기준) 최소 5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이 넘는 안주와 술값이 나온다.

특별하게 맛있는 안주도 아니고, 술 역시 시중에 판매하는 소주나 맥주가 전부이지만 1인 기준 보통 2~3만 원 수준의 술값을 내야 한다. 여기에 2, 3차 자리까지 만들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하지만 홈술을 한다면 이런 술값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술 가격만 놓고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술집에서 소주 1병의 가격은 보통 4,000원에서 5,000원이지만 같은 제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면 묶음 할인을 통해 1,800원이면 살 수 있다. 맥주의 가격 차이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홈술을 즐기고 있다는 A 씨는 밖에서 술 한번 먹을 땐 3~4만 원씩 쓰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는데 홈술을 시작한 이후 술값이 1~2만 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라며 비슷한 안주를 먹더라도 술 가격이 2배 이상 저렴하고, 안주의 경우에도 집에 있는 반찬이나 라면으로도 충분해서 술값으로 나가는 돈이 한 달에 5~10만 원은 줄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