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관리하겠다는 부모님
적금 선호하는 부모님 많아
직장인들은 대체로 부정적
재테크 배우기 위해선 직접 해야 해

[SAND MONEY] 청년들의 구직 상황이 여의치 않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수많은 기업이 직원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까닭이다. 이런 나쁜 상황 속에서 힘들게 취직한 사회 초년생 A 씨는 최근 큰 고민이 생겼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월급관리를 해주겠다는 부모님과 갈등이 생긴 것이다. 경제관념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의 월급, 부모님이 관리해 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함께 이야기해보자.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바로 입대해 22살에 취업전선에 뛰어든 A 씨는 중소기업의 생산직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첫해 연봉은 2,600만 원, 4대 보험 다 떼고 실제로 받는 월급은 195만 원 수준이다.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필요한 만큼의 용돈만 받아쓴 A 씨는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동안 사고 싶었지만 비싸서 못 샀던 컴퓨터나, 최신 스마트폰 등 무엇부터 살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의 행복한 고민은 얼마 안 돼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첫 출근 이후 A 씨의 어머니가 한 말 때문이다. A 씨의 어머니는 “월급 받기도 전에 쓸 고민부터 하고 있는 걸 보니, 당분간 월급관리는 내가 해야겠다”라고 통보하셨다.

또한 “밥값과 교통비 등을 제외하고 한 달에 30만 원의 용돈을 줄 테니 그걸로 생활해라”라고 선언한 것이다. 최신형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사고 싶었던 A 씨는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A 씨의 어머니 역시 물러설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 월급날까지는 몇 주의 시간이 있어 어머니를 설득하고 싶지만, A 씨 스스로 돈을 헤프게 사용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돌아온 대답은 “절대로 부모님에게 월급을 맡겨선 안 된다”라는 것이었다. 사회 초년생 A 씨는 과연 어떻게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회 초년생이 적지 않다. 특히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경제적 독립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 초년생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 주변만 살펴봐도 월급을 부모님이 관리해 주는 지인이 생각보다 많다. 월급의 전액 모두 부모님이 관리해 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부분을 부모님이 맡아 관리하는 경우는 상당히 흔하다.

대표적인 예가 적금 통장이다. 유년기부터 설날이나 추석에 받은 용돈을 모으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준 적금 통장에서 시작해 성인이 돼 사회에 나와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5년 차 직장인이라 밝힌 29세 B 씨의 고민이 올라오기도 했다. 부모님이 은행 직원이라는 이유로 5년 동안 적금 관리를 부모님이 해왔다는 것이다.

이외에 부모님이 진행하고 있는 계 모임에 들어가는 사례도 많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소속된 계 모임에 자식을 포함해 계 타는 순서를 한 번 더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또,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부모님의 지인을 통해 연금보험 등에 가입하는 일도 흔하다. 어떤 보험인지 상품에 대한 설명이나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면서 매달 수십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 월급의 전액이 아니니 그나마 낫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부모님이 자식의 월급관리에 관여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10년째 직장 생활을 한다는 한 누리꾼은 “요즘처럼 재테크가 중요한 시기에 부모님이 자식 죽을 때까지 월급관리해 줄 것이 아니라면 최대한 빨리 경제적으로 자립을 이루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부모님의 의견대로 월급관리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지난해에는 코스피지수가 1,400대에서 2900대까지 치솟는 주식 호황기였는데, ‘주식 시작하면 패가망신한다’라는 부모님 의견 따라 적금만 계속 넣은 것이 너무 후회된다”라고 밝힌 누리꾼도 있었다. 그는 “지인들은 1,000만 원 주식 넣어서 1,000만 원 벌고 있는데 난 우대금리 받겠다고 생쇼를 하면서 1,200만 원 적금 넣고 이자 25만 원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부모님이 적금을 관리해 준다고 밝힌 B 씨는 최근 우울함까지 느끼고 있다. 5년째 일하면서 회사에 대한 권태가 온 상황에서 월급을 받는 대로 부모님에게 이체해 주는 생활에 회의감을 느낀 것이다. B 씨는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회사에 권태가 찾아왔을 때 계좌에 쌓인 돈을 보면서 위안이라도 삼지만 나는 그것조차 못한다”라며 “답답한 마음에 직접 관리하겠다고 말했더니 ‘결혼할 때 주겠다’라며 안 된다고만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부모님의 월급관리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체계적인 재테크 능력을 보유해 자식의 재산을 불려주는 것과 이를 자식에게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는 부모님이라면 부모님이 월급관리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가족 간의 경제 공동체를 실현하면서 더 큰돈으로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누리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라는 주장이었다. 월급을 관리해 준다고 돈을 받아서 부모님이 필요한 곳에 돈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고, 가족끼리 돈으로 인한 관계가 맺어지면서 불필요한 다툼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게다가 부모님이 자식의 자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있는 상황이라면 자식의 월급을 계속 관리하려 할 것이라는 지적도 큰 공감을 얻었다.

물론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자산관리사와 고객의 관계가 아니기에 절대적으로 좋다 안 좋다를 정의할 순 없다. 다만 실제로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늘리든 잃든, 이를 직접경험하고 재테크의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많은 누리꾼이 동의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본인이 번 돈을 본인이 직접 관리하면서 늘려 나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인생의 재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