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황 누렸던 2020년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성장한 주식시장
현재 호황은 모두 거품이라는 지적
시장의 변화로 예측 어려워

[SAND MONEY] 지난 2020년을 강타한 것은 코로나19와 주식일 것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1,400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쳤던 코스피지수는 2020년 말에는 2,800포인트까지 치솟으면서 2020년을 매우 성공적인 호황으로 마무리했다. 작년 주식시장의 호황을 이끈 것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인 ‘동학 개미’다. 역대급 호황을 누린 상승장에서 역대급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몇몇 투자 전문가들은 동학 개미들에게 “주의하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인지 함께 살펴보자.

지난해 가장 유행했던 신조어 중 하나는 ‘동학 개미’이다. 동학 개미는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개미’에 ‘동학’이 붙은 것인데, 1894년 외세를 배척하는 혁명운동이었던 ‘동학농민운동’에서 따온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한 주식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사들이면서 주가를 지킨 것을 ‘동학 개미 운동’이라 칭했고, 여기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들을 동학 개미라고 부른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잃는 쪽에 속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이 승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의 대표적인 우량주인 삼성전자의 지분구조를 살펴봐도 올해 처음으로 국내 개인투자자가 기관의 지분율을 앞서기 시작할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3월 19일 4만 2,300원에서 올해 1월 11일 9만 6,800원으로 2배 넘게 뛰어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처럼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예금돼 있던 자금을 주식으로 돌리거나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는 이른바 ‘빚투’와 ‘영끌’이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었다.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투자자가 그 주식을 매수하며 주가를 지켰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 다시 가세하면서 주가를 크게 키웠다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작년에는 모든 상황상 주식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에 ‘코로나 쇼크’로 실물경제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그 와중에 부동산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았다. 게다가 금리가 낮으니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이를 정부가 규제하고 나서자 ‘돈 벌 방법은 주식밖에 없다’라는 생각으로 모두 ‘빚투’에 ‘영끌’까지 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진입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한 해 신규 개인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은 증권사의 개인 신규 계좌 수만 봐도 파악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증권인 키움증권에 따르면 2020년에 신규로 늘어난 개인 주식계좌는 216만 2,802개에 달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019년에 신규 계좌가 46만 5,000여 개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배가량 크게 늘어난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신규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엄청난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기도 했다. 지난 1월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이 72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최초로 70조 원을 넘긴 것이다. 투자자 예탁금이란 개인투자자의 증권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돈으로 아직 주식을 구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대기자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지난해 코스피의 호황을 이끈 것이 개인투자자들이기 때문에 당분간의 호황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 주식 전문가는 “그동안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상승장이 될 때는 대부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이 중심이 됐지만, 지난해 상승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이끈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의 체질이 완전히 개선됐기 때문에 쉽게 폭락하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고, 현재 투자자 예탁금만 보더라도 주식시장에 들어올 자금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상승장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주식시장을 비롯해 역대급 상승장을 기록하고 있는 전 세계 주식시장들이 전부 거품이라는 의견이었다. 국내 방송사 tvN 월간 커넥트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짐 로저스는 “머지않아 이 거품은 다 꺼질 것이고 대비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라고 했지만 2~3년 안에는 반드시 거품이 사라질 것이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짐 로저스가 이 같은 예측을 한 원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너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모든 나라에서 돈을 너무 많이 풀었고, 이 돈들이 현재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엄청난 부채로 주식시장을 키워놨을지는 몰라도 현재 실물경제가 처참한 수준으로 나쁜 상황이기 때문에 수많은 실직자가 생길 것이고, 결국 다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는 본인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공포지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는 “지난 2007년 발생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교해도 현재 공포지수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주식 광풍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는 특히 “개인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미 그 시장이 끝물이라는 의미”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누가 좋다더라’ ‘투자의 꿀팁은 이것이다’라면서 들려오는 주식을 사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잘 알고 있는 분야의 건강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이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의 이런 발언은 사실 국내 투자자들에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 개인투자자는 “남들 다 번다고 해서 나도 좀 벌어보려고 주식 시작했는데, 이런 얘기 들으니 겁도 나고, 투자를 해야 하나 고민도 된다”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짐 로저스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 다른 누리꾼은 “짐 로저스가 하는 말이 항상 다 맞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많이 틀리기도 했다”라며 “너무 보수적인 입장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많은 전문가 역시 국내 주식시장의 체질이 변화했다는 것에 동의했다.

한 전문가는 “사실 이만큼 올랐으면 한번 꺾일 때가 된 것은 맞다”라며 “하지만 상승장이 꺾이기 직전엔 비관론자들조차 낙관론자로 변화하며 균형을 잃는 징후를 보여줬는데, 이번 상승장에서 비관론자들은 줄곧 비관론을 주장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상승장은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