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
자연스럽게 귀농·귀촌 인구 늘어
청년 귀농인 대상 사기도 많아
성공적인 귀농 위한 노력 필요

[SAND MONEY]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삶 속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특히 수차례 발생한 집단감염 등의 이유로 복잡하고 사람 많은 도심 생활에 대한 공포감과 함께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언택트 시대의 일반화와 농업기술의 발전 등 다양한 이유로 귀농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귀농과 관련된 이야기 함께 나눠보자.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언택트 생활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로 인해 출근하지 않고,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일할 수 있고, 생활이 가능하단 것을 경험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토대로 “더 이상 도시에 이렇게 모여 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거주하고 싶거나 아예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고자 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귀농 혹은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민 중 은퇴 후 혹은 여건이 됐을 때 귀농 혹은 귀촌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1.4%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 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이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고 있는 ‘귀농·귀촌 종합센터’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년 동안 해당 홈페이지 방문자는 299만 명이었는데, 2019년 방문자인 208만 명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농업이 되기 위한 귀농 희망자와 농촌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귀촌 희망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날이 갈수록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국가적으로 봤을 때 귀농·귀촌 희망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모두에게 귀농·귀촌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전업주부 A 씨는 남편의 “귀농하자”라는 말에 큰 고민에 빠졌다. A 씨의 남편 B 씨는 대기업을 다니는 40대 초반의 회사원이다. 그의 연봉은 수당 포함 7,000만 원 가까이 되는데 최근 여러 일들을 겪으며 귀농에 대한 꿈을 키웠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B 씨가 직장 생활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30대 초반에 대기업에 어렵게 입사해 10년 넘게 일을 하고 있지만,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을 제외하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수차례 아내 A 씨에게 “해외 나가서 살자” “장사를 하자” 등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 귀농에 대한 정보를 들은 B 씨는 진지하게 귀농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B 씨는 전원주택과 버섯 재배 농장 분양 설명회를 듣고 오는가 하면 농사를 통한 수익창출 방법 등을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B 씨는 A 씨의 이런 행동이 못마땅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현재는 세후 45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B 씨지만 귀농했을 경우 예상 월 수익이 200만 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녀교육도 걱정이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들의 학군 문제도 있었고, 학원 등이 부족할 것이란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B 씨가 워낙 회사 생활을 힘들어해서 참고 다니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가능하면 ‘남편을 말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상당수 누리꾼은 귀농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철저한 공부가 없으면 100이면 100 거의 실패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귀농을 한다는 것은 아예 농사를 지어 돈을 번다는 것인데, 귀농하고 첫해부터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며 “처음 몇 년은 수업료 내듯 시행착오를 통해 빚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파는 게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른 한 누리꾼은 “지자체나 농업 교육해 주는 곳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키우면 농작물은 어떻게든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파는 것”이라며 “기존에 형성된 유통망에 신규 농업인이 끼어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며, 농협 등에 판매하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특히 귀농을 결심하기 전에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자신의 남편 역시 귀농하자고 말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남편이 귀농하자길래 일단 주말농장이라도 먼저 해보자고 말하고 해봤는데, 남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는지 지금은 귀농하자고 말 안 한다”라며 “남들은 들어가기도 어려운 대기업에서 월급 잘 받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시골 체험이나 주말농장 등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도 좋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부분 누리꾼은 ‘귀농은 쉬운 줄 아냐’ ‘귀농해선 돈 못 번다’ ‘땅 빌리고 인건비 나가고 결국 빚만 내다 그만둘 것’ 등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귀농한 청년들로부터 끔찍한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청년들의 귀농, 귀촌을 지원해 준다는 지원 센터에서 해당 지역과 농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점을 악용해 수억 원대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실제로 귀농한 많은 사람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귀농인은 “여유로운 전원생활은 꿈도 꿀 수 없다. 일이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쉬는 날’이라는 것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귀농인은 “농사짓고 판로 찾는 게 어렵다고들 하는데 나는 농촌 텃세가 제일 힘들었다”라며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이라면 귀농은 안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귀농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귀농인 역시 “귀농은 힐링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지역으로 귀농할 것이며, 어떤 작물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판로)를 명확히 정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을 땅, 농기계, 농자재, 시설, 약값 등 돈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귀농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귀농인들 사이에선 ‘3~5년 정도를 버텨야 귀농에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처음 3년 정도는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수익적인 측면에서 처음 3년은 거의 수익이 없고 적자를 볼 확률이 높은 만큼 처음 귀농 예산을 짤 때 3년 정도 수익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둘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