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고객에게 다가오는 은행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한 펀드
원금 손실돼도 투자자 책임
펀드 가입이라도 알아봐야 해

[SAND MONEY] 전 국민이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주식과 관련된 콘텐츠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방영된 카카오 TV의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대표적인 주식 실패 연예인인 노홍철이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식과 더불어 재테크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에서 최근 노홍철이 밝힌 한 사연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노홍철 스스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사연, 함께 알아보자.

사연을 살펴보니 노홍철, 그리고 은행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노홍철은 지난 2004년 한 케이블 방송에서 데뷔한 이후 무한도전 등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인기가 쌓였던 만큼 그의 통장 잔고도 계속 쌓이고 있었다. 당시 노홍철은 주거래 은행 1개를 20년 넘게 사용하고 있었기에 쌓인 돈도 상당히 많았다. 은행에 저축한 돈이 제법 쌓이니 은행에서는 노홍철을 vip 고객으로 격상시켰다.

은행의 VIP가 된 노홍철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VIP 룸으로 입성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노홍철의 황당한 사연이 시작됐다. 노홍철을 VIP 룸으로 이끈 담당 PB는 노홍철에게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불려야 한다“라며 노홍철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노홍철은 당시 재테크와 관련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은행 PB는 노홍철에게 ”저만 믿으시면 된다“라며 노홍철의 자산을 투자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PB가 노홍철에게 제안했던 투자 상품은 ‘브릭스펀드’였는데 PB의 추천으로 노홍철이 브릭스 펀드에 가입했던 시기는 브릭스펀드의 순자산이 가장 많았던 시기로 이후 계속해서 자산이 급감하게 된다. 결국 상당한 수준의 재산을 펀드로 인해 잃게 된 것이었다.

 

노홍철의 사연과 비슷한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10억 원대의 자산가 A 씨 역시 지난 2018년 은행 PB로부터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를 권유받았다. A 씨는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망설였다. 하지만 PB는 A 씨에게 ”연 6%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라며 ”무조건 돈 버는 투자“라고 말하며 설득했다.

김 씨는 ‘그래도 PB가 전문가니까 없는 소리 하는 것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2,000만 원을 납입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4월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기만 할 뿐이었다. A 씨는 ”담당 PB가 위험성 고지보다는 상품 수입률과 인기만 강조해 고민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화근이 됐다“라고 말했다.

자산을 잃은 A 씨지만 은행이나 PB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는 못했다. 은행에 찾아가 PB를 앉혀놓고 따지기도 했지만, PB가 뭐라 말했든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책임은 온전히 스스로 지어야 한다는 말만 들을 뿐이었다. 이후 A 씨는 PB와 같은 전문가의 권유를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 남이 추천해 주는 투자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고 확신이 드는 것에만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사례를 목격한 누리꾼들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로 은행에서 권유한 펀드에 가입했다가 원금 손실을 경험한 몇몇 누리꾼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은행 직원도 사실 잘 모른다. 그냥 그날 그날의 실적이 있고 실적 때문에 별로 안 좋은 상품도 예쁘게 포장해서 판매하는 것”이라며 “운 좋게 펀드가 잘되면 은행 덕이고 투자에 실패하게 되면 본인 선택이라고 말하는 건 어딜 가도 똑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홍철의 사례를 들면서 “저렇게 당한 것인 노홍철 같은 돈 잘 버는 연예인이니까 다행이지, 평생 모은 일반 회사원이었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상당수 누리꾼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은행과 PB가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하면 PB 월급도 수익률과 연동시켜서 줘야 제대로 된 펀드를 추천하지 않겠나”라는 의견도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몇몇 개인 투자자들은 펀드 가입 시 내는 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높은 수익을 기록했을 때 수수료를 떼어 가는 건 당연하지만 오히려 손해를 봤는데 왜 수수료를 받아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는 누리꾼 역시 상당했다. 다른 누리꾼은 “자기 돈 아닌데 책임감 갖고 투자하겠나? 나라도 안 한다. 이래서 투자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공부하고 직접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펀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분류되는 것은 투자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라는 것이었다. 투자 전문가인 PB, 은행의 연구와 지식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받고 자산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많은 초보 투자자가 가입하곤 했다. 개인투자자로 투자할 경우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 혹은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투자 실패 확률이 높지만, 펀드는 그렇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이 재테크를 시작한다고 하면 적금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펀드’였다. 하지만 최근 펀드 상품에 가입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주식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팔아 수익을 높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펀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에서 권유하는 펀드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8년째 펀드에 가입해 매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물론 PB들이 실적 때문에 안 좋은 펀드를 추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공부만으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간편한 상품”이라며 투자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