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감수하고 행하는 사회 공헌
PKU 환우 위한 특별한 밥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도
어린둥이를 위한 초소형 기저귀

[SAND MONEY] 기업이라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잘 팔리는 제품을 생산해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몇 기업들은 경제적인 이점이 전혀 없는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오히려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대부분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이라 꼬리표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특히 크게 성공한 대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한 기업의 성공이 단순히 기업의 노력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전제로 시작된다. 기업이 자유롭게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기 위해선 국가, 도시, 시장, 소비자 등으로 구성된 사회가 있어야 한다.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다양한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성공 역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기도 한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하지만, 돈이 안 되는 일이나 환경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등에서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의무적 혹은 자발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하면 좋고 안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과정’인 동시에 ‘목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수행하는 모든 일은 사회적 책임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눈도장 찍힌 기업들도 있다. 경제성을 바탕으로 한 수익창출이라는 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조차 뒤로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내 식품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CJ제일제당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셀 수 없이 많다. CJ에서 생산되는 상품만 먹고도 평생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중에는 가장 특별한 상품이 하나 있다. 전국에 이 상품이 필요한 소비자는 단 200명 밖에 안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0.0004%를 위한 상품을 계속 생산 중인 것이다.

이 상품은 CJ가 2009년부터 생산한 ‘햇반 저단백밥’이다. 이 즉석밥은 일반 즉석밥과 비교해 단백질 함유량이 10%밖에 안 된다. 이 밥은 단백질 속 ‘페닐알라닌’의 대사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된 ‘페닐케톤뇨증(이하 PKU)’ 환우를 위한 밥이다. PKU는 단백질을 섭취하면 페닐알라닌이 몸에 쌓여 장애를 유발하는데 신생아 6만 명당 한 명꼴로 나타는 선천성 희귀 대사 질환이다.

저단백 밥을 개발하기 위해 CJ는 7개월간 8억 원의 연구비를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일반 즉석밥을 생산하는 시간보다 10배 더 소요되기 때문에 생산 효율도 나지 않고 수익도 없는 상품이다. 하지만 CJ는 매년 저단백 밥을 생산해 400여 명의 PKU 환우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한 저단백 밥은 약 150만 개 수준이다. CJ 관계자는 “저단백 밥은 PKU 환우의 부모인 CJ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라며 “수익성은 전혀 없지만, 환우들의 든든한 한 끼를 위해 생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제품을 생산하는 매일유업 역시 CJ와 마찬가지로 PKU 환우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제품의 대상이 0~4세 정도의 어린아이들이다.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 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유아식 전문 브랜드인 ‘앱솔루트’는 지난 1999년부터 PKU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를 자체 개발해 생산해 왔다. 이는 매일유업의 故 김복용 회장의 뜻에 의해 생산된 것인데, 매일유업이 특수분유를 생산하기 전까지 외국에서 고가의 특수분유를 전량 수입해야만 했다.

특히 PKU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는 기성품과 비교해 유통기한이 짧고 소비층이 거의 없어 수익성이 전혀 없지만, 매일유업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매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매일유업은 8종, 12개의 특수 분유를 선천성 대사 질환 환우를 위해 생산하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은 PKU 환우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환우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기도 하다.

매일유업이 지난 2001년부터 19년째 이어오고 있는 ‘PKU 가족성장 캠프’를 통해 PKU 환우들의 지원해 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개최하지는 못했지만, PKU 환우들에게 저단백 식자재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선천성 대사 질환 환아의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유아용품 업계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이른둥이 기저귀’를 생산하고 있다. 이른둥이란 임신기간 37주 이전이나 2.5kg 이하로 태어난 신생아를 의미하는데, 한 해에만 약 3만 명이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른둥이의 경우 몸집이 너무 작아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기저귀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자 유한킴벌리가 이른둥이 기저귀를 자체 생산해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유한킴벌리는 ‘하기스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당시 3,800명의 아이에게 이른둥이 기저귀를 무상 제공했으며 2020년 12월 초까지 약 1만 8,000여 명에게 기저귀를 제공해왔다. 특히 유한킴벌리는 현재 이른둥이 기저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사를 3년간 지속할 것을 밝히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유아용품 1위로 키워준 소비자에게 작은 보답을 하고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무상 제공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라며 “추후 3년 동안 제공될 이른둥이 기저귀를 통해 이른둥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한킴벌리에서 제공하는 이른둥이 기저귀(소형)는 비매품으로 병원이나 유한킴벌리의 온라인몰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