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 8년 만에 최고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
공매도 세력과 맞서는 개미들
급등하는 종목은 주의해야

[SAND MONEY] 최근 주식투자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광풍처럼 불고 있다. 저마다 ‘이곳에 투자해야 한다’ ‘저곳에 투자해야 한다’ 말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선물시장에서 은 시세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원자재 선물시장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은 투자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눠보자.

지난 한 해 최고의 호황을 맞은 국내 주식시장이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었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할 시기, 미국의 나스닥 역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이는 일본,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었다. 한 전문가는 “이처럼 각국의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주식시장의 호황을 목격하자 자신의 자식들에게 주식을 가르치겠다며 주식 학원에까지 보내는 진풍경을 만들어 냈다. 과거 ‘주식하면 집안 풍비박산 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식이 안 좋았던 주식은 이젠 ‘안 하면 바보’ 소리 들을 만큼 우리의 삶 깊숙이 뿌리내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역대급 상승장을 목격한 이후 주식 열풍이 불고 있긴 하지만 이 거품이 꺼지면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어려움을 겪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식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역시 급등했는데, 2018년 가상화폐 거품이 꺼지고 2019년에 300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올해 4,000만 원까지 급등하며 10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비트코인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게다가 단순히 투기성 자산으로만 비쳤던 가상화폐가 미국의 최대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 등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하면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의 투자 종목들이 너도나도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제 은 선물 가격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2월 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분 은 시세는 하루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9.3%(2.5달러) 급등한 29.4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거래소의 은 시세뿐 아니라 주요 은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5% 급등했다.

은값이 이처럼 폭등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은 관련 주는 지난 2일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경우 전날 대비 1.96%(8,500원) 상승했고 풍산(2.43%)과 영풍(2.31%) 역시 주가가 상승했다. 물론 급등했던 1일이 지난 이후 은 관련 주의 주가는 계속 하락하며 원래대로 돌아온 상황이다.

우리나라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던 은 가격 급등 이유는 미국의 개미들 때문이었다. 미국의 CNN 비즈니스에서는 이러한 은 시세 폭등 현상이 개인투자자들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주식 커뮤니티인 레딧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 ‘정부와 금융권이 은 시세를 누르고 있다. 은과 은 ETF를 매입하면 대형 은행에 피해를 줄 수 있다’라는 게시물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이 은과 은 ETF를 매수한 것이다.

결국,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은값은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게임스톱 사태’로도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을 체감한 적이 있다. 게임스톱은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게임 유통 업체이다.

사실 게임스톱은 큰 실적도 없고 온라인, 모바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주가도 크게 떨어진 회사였다. 이런 게임스톱에 공매도 세력이 붙었다는 소식을 들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막기 위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기 시작했다.

보통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낮아져야 수익을 만들 수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계속 매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고, 공매도 세력은 오히려 손실만 늘어나는 상황에 닥친 것이다. 지난달 25일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했을 당시에 공매도 세력은 수조 원단위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는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더욱 많은 주식을 매수했고, 게임스톱의 주가는 사흘 만에 96달러에서 347달러까지 급등했다. 당시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승리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게임스톱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임스톱의 공매도를 방해했던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은과 은 ETF를 매수하면서 은 시세 폭등을 이끄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의 개인투자자들 역시 은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게임스톱 사태에서 단기간에 3~4배 이상 급등하는 주가 덕분에 큰돈을 번 국내 서학 개미들이 많았던 만큼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 게임스톱의 주가가 폭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서학 개미들에게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게임스톱을 매수하고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던 개인투자자도 많지만, 제때 팔지 못하고 고점에 물려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도 많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현재 서학 개미 중에는 게임스톱 따라 샀다가 1억 원 넘게 손해 본 투자자도 있다”라며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은 매수에 나섰다고 괜히 따라서 샀다가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은값은 하루 만에 폭락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전일 대비 9%가 올랐던 은 값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한 것이다. 지난 2일 뉴욕상품거래소의 3월분 은 가격은 전날 대비 온스당 3.02달러(10.3%) 하락했다. 1일 은 가격 상승에 덩달아 상승했던 국내 은 관련 주 역시 같은 날 일제히 하락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한 전문가는 “최근 개인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단체행동이 하나의 세력이 된 것 같다”라며 “돈 벌 수 있다고 따라 샀다가 고점에 물려서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