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의 신용카드 사용
한순간의 방심에 연체되는 신용카드
연체 때문에 신용점수 ‘뚝뚝’
사회 초년생에게도 중요한 신용 관리

[SAND MONEY] 첫 직장을 얻은 사회 초년생이 선배 등에게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는 ‘신용카드 만들지 말아라’이다. 신용카드를 만들면 월급을 받자마자 돈이 사라지는 마법을 볼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한다. 과소비를 조장하고 항상 돈이 없는 굴레를 만든다는 신용카드, 정말로 나쁜 점밖에 없을까? 사회 초년생과 신용카드에 관련된 이야기를 살펴보자.

흔히 신용카드는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무엇인가를 구매할 때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은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카드의 구조를 살펴보면 왜 신용카드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신용카드는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돈을 가지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용하면서도 내가 얼마나 썼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이번 달 결제금액이 얼마인지 파악할 수 있긴 하지만, 상당수 신용카드 이용자들은 매번 확인하지 않는다. 덮어놓고 쓰는 돈이기 때문에 사전에 설정해 놓은 한도가 다 되거나 더 이상 돈 쓸 곳이 없을 때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심지어 신용카드는 실제 내가 가지고 있는 돈만큼만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신용도’ 만큼 결제가 가능하다. 당장 돈이 10만 원도 없더라도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신용카드다. 게다가 체크카드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할부제도’는 수많은 사람을 신용카드의 노예로 만들었다. 할부로 인해 100만 원짜리 물건도 10만 원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면 신용카드의 마법이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회 초년생이 이런 신용카드의 마법에 빠지곤 한다. 당장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계속 월급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과 돈을 직접 벌기 전 사고 싶었던 수많은 것들을 살 수 있다는 마음이 만나면서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사고 싶은 것은 사야 한다는 소비문화와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는 일명 ‘FLEX’ 문화가 유행하면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전자기기나 명품 가방 등을 구매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들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확실한 경제관념이 없는 초년생들을 중심으로 카드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결제 대금 연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대학생 때부터 핸드폰 요금 연체 경험이 많은 사회 초년생 A 씨는 최근 카드사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연체정보 등록 예정 안내’라는 제목으로 온 이 문자에는 신용카드 결제 대금 일이 지났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과거 핸드폰 요금을 내지 않았을 때도 1달 정도는 별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었고, 정지됐을 때 요금을 내면 정지를 풀어줬기 때문에 카드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 씨의 말을 들은 한 친구는 “돈이 없으면 친구한테 빌려서라도 지금 당장 연체 등록을 막아야 한다”라며 A 씨에게 타박을 줬다. A 씨는 도대체 신용카드 연체가 어떻길래 이러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신용카드 결제 대금 납부가 연체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신용등급이다. 신용등급이란 카드사나 은행 등 금융권에서 나에게 돈을 얼마나 빌려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인데, 결제 대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용’을 수치화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점수로 변경되긴 했지만 큰 틀에서 이 둘의 역할은 똑같다. 신용점수가 낮다는 것은 카드사가 사용자에게 갖는 믿음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제 대금이 연체되면 사용자의 신용점수가 떨어진다. 물론 하루 정도 연체됐다고 바로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통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연체됐을 경우 연체정보가 등록된다. 연체자로 등록될 경우 신용점수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보통 우량 고객일수록 하락폭이 크게 적용된다. 과거 신용등급 기준 1~2등급의 우량고객은 짧은 기간의 연체에도 3등급까지 떨어지며 90일 이상 연체하게 되면 4~5등급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신용점수가 떨어졌을 때 연체된 결제 대금을 납부한다고 해서 떨어진 신용점수가 바로 복구되지는 않는다. 떨어진 신용점수를 원래의 점수로 올리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30만 원 이상의 금액을 90일 이상 연체했다면 해당 연체 정보는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신용점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다면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공과금이나 통신비 등의 결제를 자동이체로 해놓는 것이 좋다. 돈이 있어도 일이 바쁘거나 다른 여러 이유로 까먹어서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6개월 이상 공과금이나 통신비 등을 성실하게 냈다면 신용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또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도 가급적이면 일시불 결제를 하는 것이 좋다. 할부 거래의 경우 아무리 무이자라고 하더라도 분할된 금액이 부채로 남기 때문에 신용평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매달 신용카드를 활용해 10만 원 이상의 일시불 결제를 한다면 가산점이 주어진다. 결국,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해선 적당히 빚을 내고 성실하게 갚아야 한다. 신용점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만 이용한다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재무관리 전문가는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적당한 수준의 신용카드 사용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신용카드에는 다양한 혜택 등이 있어서 적절히만 사용하면 경제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할 땐 결제 대금이 얼마나 나올지 항상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 사용하는 금액에 맞춰 신용카드 한도를 설정해 놓아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