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삶 찾아 이민 가고픈 아내
안정적인 현 상황 벗어나기 두려운 남편
이민에 대해 고민 중인 신혼부부
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본 이민은?

[SAND MONEY]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과 그에 따르는 고통에 많은 사람이 이민을 선택하곤 한다. 삶의 중심을 ‘일’ ‘직업’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를 떠나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일과 삶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을 위해 한국을 떠나는 이민족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이민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부부 역시 이민 때문에 큰 고민에 빠졌다. 어떤 고민인지 함께 알아보자.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를 관통했던 하나의 신조어가 있다. 바로 ‘헬 조선’이다. 지옥을 뜻하는 HELL(헬)에 과거 우리나라의 국호인 조선을 합쳐 만든 말이다. 우리나라를 지옥이라 표현할 정도로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많아지면서 일상 속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 됐다. 문제는 실제로 이런 헬 조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유로운 삶과 복지의 상징이 돼버린 북유럽이나 살기 좋기로 유명한 캐나다, 높은 급여에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알려진 호주 등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물론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직 직업군에 속해 있다면 이민에 대한 유혹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또, 오랜 기간 유학 생활 등으로 해외에서의 삶이 익숙해진 사람의 경우, 한국에서의 치열한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학업을 위해 유학 떠났다가 그 나라의 라이프 스타일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정착해 영주권, 시민권을 얻는 사례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주에서 유학 중이라는 한 누리꾼은 “한국에서의 삶에도 좋은 점은 분명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삶의 중심에 ‘일’을 둬야 하지만 이곳은 삶의 중심을 ‘나’ 혹은 ‘가족’에 두고 있다. 이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민을 통해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되고 이에 만족한다면 모든 것이 행복하겠지만, 가족 구성원과 이민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 방송에는 이민을 원하는 아내와 한국에서 계속 살고자 하는 남편의 고민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 부부는 결혼한 지 6개월 된 신혼부부인데, 서로 이민에 대한 생각이 달라 고민하고 있다.

이민을 원하는 아내 A 씨는 호주의 대학교에서 간호학과에 다니며 공부했고 6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A 씨는 한국에 돌아와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호주에서의 유유자적하던 삶이 너무 그리워졌다. 게다가 A 씨는 유학 시절 영주권까지 따놓은 상황이었다. A 씨는 “결혼 전부터 남편과 이민을 약속해 놓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라며 “영주권 만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 씨는 특히 이민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호주는)워라밸이 너무 좋다. 주 4일 근무를 한다. 연봉도 좋다. 많게는 한국과 2배 정도 차이 난다”라며 “특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시스템이다. 한국의 업무시간이 너무 길어, 일을 하면 할수록 봉사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결혼 전에는 이민에 동의했던 남편이 결혼 이후 달라진 입장을 취하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남편 B 씨는 “결혼 전에는 이민에 동의했지만, 결혼하고 돈 관리를 해보니까 이제 현실이 보인다”라며 경제적인 이유로 이민에 반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 씨는 “지금은 맞벌이에 자녀도 없으니 생활비 쓰고 저축까지 할 수 있지만 당장 이민을 가면 당장 아내가 혼자 외벌이를 해야 하는 것이 상당히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로봇 엔지니어인 남편이 호주에서 취업하려면 상당 기간 준비가 필요하고 실제로 언제 취업할 수 있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남편 B 씨 역시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호주에서의 일상이 너무 무료해서 적응이 안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남편이 11년 차 베테랑 로봇 엔지니어인데, 과장 직책까지 단 그의 커리어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호주 이민을 떠나면 당장 B 씨의 연봉뿐 아니라 그가 쌓은 커리어 역시 모두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이 부부는 자신들이 현재 받는 실제 연봉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호주로 이민 가서 아내 A 씨의 수익이 상승한다고 가정해도 현재 남편이 벌고 있는 연봉이 사라지기 때문에 전체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한 상황이었다. 또 남편의 취업을 위한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호주의 높은 물가도 문제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호주에서 줄어든 수익으로 살아야 한다는 걱정은 당연해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각 나라의 물가를 비교할 때 사용되는 빅맥지수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한국은 4.02달러를 기록했고 호주는 4.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호주의 물가가 더 비싸단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부의 고민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경제적인 기준에서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이민 가는 것이 한국에 남아 있는 것보다 크게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남편이 취업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이 때문에 몇몇 누리꾼은 “B 씨가 성공적으로 취업했을 경우 얻는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는 왜 간과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호주는 이민자의 나라인 만큼 이민 제도가 잘 구비돼 있다. 호주는 인력난 외국인들을 통해 해결하는 데 워킹 홀리데이나 기술 이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바로 기술 이민인데 호주는 해외의 기술자나 경력자 등을 대상으로 영주권을 주는 것이다. 보통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을 경우, 해당 산업 기술 이민을 신청할 수 있는데, 실제로 지난 2019~2020년 호주의 기술 이민자는 14만 366명에 달했다.

게다가 호주 내에서 엔지니어의 연봉도 적지 않다. 지난 2019년 기준 호주 내 엔지니어 직군의 평균 연봉은 8만 6,000달러 수준인데 원화로 환산할 경우 7,500만 원 수준이다. 특히 실력과 경력에 따라 연봉은 최대 19만 달러까지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한화로 약 1억 6,500만 원 수준이다,

B 씨가 취업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제를 둔다면 호주 이민 시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사연을 본 한 누리꾼은 “B 씨가 도전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부는 결국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각자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만 확인한 상황이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