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호황에 국민연금 수익률 상승
수년 전부터 테슬라 투자한 ‘국민연금’
국민연금 보유한 주식 추정치 3조 원
국내 주식시장에선 순매도로 비판받아

[SAND MONEY] 지난해 테슬라의 주식이 700% 넘게 상승하면서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부자가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을 일컫는 ‘테슬라네어’가 신조어로 등장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사고 있던 테슬라 주주들이지만, 최근 국민연금이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 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연금이 벌어들인 수익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수익, 함께 알아보자.

최근 몇 년 사이 국민연금은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됐었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 기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수익률이 거의 없고, 이로 인해 국민에게 나눠줘야 할 적립금이 더 빨리 고갈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연히 정치권과 여론은 국민연금의 기금 활용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곧 강력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매년 심각하게 낮아지는 출산율과 빨라지는 고령화에 국민연금공단이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 더 많은 적립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빗발쳤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의 돈을 모아 국민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모은 적립금을 그대로 나눠 주는 것으로는 연금지급을 위한 충분한 자급력을 확보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기금을 적절히 운용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모은 돈을 적재적소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 더 큰 돈으로 불려 적립금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국민연금공사에 기금운용본부가 따로 있고, 국민연금을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직책 중 한 명이 기금운용본부장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7년 7월 이후 기금운용본부장은 1년 넘게 공석이었다. 당시엔 본부장 자리를 제안받았던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직책을 고사했었고, 대중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언론에선 적립금 고갈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이라 제대로 된 투자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었고. 차기 기금운용본부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2018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기금운용본부장이 선임됐지만, 이미 대중에게 퍼진 국민연금 적립금 고갈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주식을 포함해 해외주식이 호황을 맞으며 많은 투자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는데, 이런 호황에 수혜를 받은 것이 개인투자자들만은 아니었다. 기금을 투자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국민연금 역시 이번 주식시장 호황에서 큰 수혜를 받게 됐는데, 국민연금이 투자한 주식 중 하나가 작년 한 해 역대급 상승을 기록한 테슬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게 됐다.

지난 2018년 선임된 안효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최근 국민연금이 테슬라 투자를 통해 “대규모 수익을 거두고 이익을 실현했다”라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테슬라가 인덱스 편입 전인 2013년 2월부터 직접 투자를 시작했었고, 2013년 하반기부터는 위탁투자도 병행했다”라며 국민연금이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임을 밝혔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폭등한 테슬라 주식을 통해 대규모의 적극적인 수익을 실현했으며 인덱스 투자 등 일부 투자는 아직 미실현 이익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한 보유주식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 3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792만 달러(약 88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는 48.54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8월 액면분할과 현재 주가 등을 적용하면 6년 반 사이 수익률이 1,400%가 넘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연금은 테슬라 보유지분율이 0.42% 수준인데, 이 지분율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평가가치는 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외 주식, 채권투자에서 올린 수익률은 9.7% 수준이며,. 국민연금 기금 결산 결과 작년 말 국민연금 기금의 순자산은 833조 7,000억 원으로 2019년 보다 97조 1,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기금 운용 수익은 72조 1,000억 원으로 수준인데, 이는 국민에게 거둬들이는 국민연금 보험료인 51조 2,000억 원에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새롭게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사상 최장인 4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십조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자본시장의 큰손인데 이런 큰손이 보유주식을 계속 팔고 있으니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 호황에 따른 상승으로 코스피는 드디어 박스피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3,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최근 국민연금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4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13조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한 개인투자자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연금이 오히려 국민의 자산을 갉아먹고 있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오는 7월까지 매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2018년 정한 5개년 중기 자산분배계획에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해당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올해 말까지 16.8%까지 낮춰야 한다. 한 전문가는 작년말 20%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16.8%까지 낮추려면 아직도 국내 주식 10조 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라며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코스피의 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민연금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결국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가 자산 배분 목표를 변경하지 않으면 국민연금의 매도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리 정해둔 계획대로 운용하지 않았다가 주가가 급락해 기금에 손실을 입혔을 경우 누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세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다른 한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단순히 국민연금의 수익성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위해 움직이기도 해야한다“라며 ”민간 투자회사처럼 자산 배분 논리로만 국내 주식을 매도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다른 전문가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까지 올랐는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현재 국민연금의 전략을 살펴보면 코스피 2,500~2,600선까지 매도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국민연금이 돈을 번다니 좋은 것 같다가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한다“라며 ”칭찬해야 할지 욕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