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주식 열풍
주식 중독에 빠진 20 대 72% 증가
군인·회사원도 코인 투자 삼매경
낮엔 주식 밤엔 코인

[SAND MONEY]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을 투기로 보는 경향이 강해 그보다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코스피 지수가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꽁꽁 얼어있던 주식시장이 풀려 투자자 수가 급증했다. 특히 오늘날의 2030 세대들은 학생, 군인, 직장인 등 직업을 가릴 것 없이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에 열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투자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 역시 상당한데, 그 실태가 어떠한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삶의 각 부분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었다. 그중 경제적인 부분에서 생겨난 타격은 한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직후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다가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를 이끌었고 이로 인해 동학 개미 운동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만 놓고 보더라도 작년 초 40,000원대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현재 80,000원대 이상에서 자리 잡고 있다. 가만히 주식을 가지고만 있었더라도 10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던 것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주변에서 큰돈을 버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주식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도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비트코인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초 개당 6,800달러에서 14,000달러 사이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코로나 직후 급락하여 3,867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3월에 폭락했던 주식, 금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역시 함께 치솟기 시작하더니 그래프가 수직 상승하여 역대 최고가인 61,683달러를 기록해서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냈다.

은행에 돈을 넣어놔도 2% 이자 얻기도 쉽지 않은 오늘날, 통장에만 돈을 묵혀두던 사람들이 조금씩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특히 집값까지 천정부지로 뛰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젊은이들은 이 상황을 타개할 대안으로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투자수단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학생, 직장인, 군인 등 2030세대 사이에 주식 관련 대화가 빠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투자에 뛰어들고, 직장인들 역시 출근하자마자 개장시간인 9시에 화장실로 달려가 주식 어플을 내내 확인하는 경우가 파다하다.

주식 장이 문을 닫는다고 해도 끝난 게 아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밤 시간 동안에도 현재 내 돈의 가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해서 관심을 끊을 수가 없다. 오전과 낮에는 주식에 몰두하던 사람들이 주식 장이 닫혀있는 밤과 새벽시간 동안에는 코인 장을 내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동학 개미 운동을 시작으로 생겨난 2030세대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문제가 되는 것은 건전한 투자를 넘어 도박처럼 빠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직장인 역시 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에 푹 빠졌다고 고백하면서 낮에는 주식, 저녁에는 코인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잃은 돈을 찾기 위해 꾸준히 돈을 넣고 있는데 가격이 변동할 때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게 돼 본업에 집중도 안 되고 스트레스도 너무 크게 받는다면서 한탄했다.

군인들 역시 코인 투자에 푹 빠져있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군인들은 일과 후와 주말에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24시간 열리는 코인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병사 월급 액수는 60만 원 수준으로 100만 원도 되지 않지만 이 돈을 모아서라도 목돈으로 불려보고자 하는 이들이 코인판에 뛰어든 것이다.

한편 통계 결과에서도 젊은 층의 주식 중독 현상에 대해 입증해 주고 있다. 한국도박문제 관리 센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주식이나 코인 투자로 인한 상담건수는 5,523건으로 전년 대비 56%나 증가했다. 특히 20 대 청년층의 투자 중독 상담은 223% 증가했고 심지어는 10대들까지도 2~3년 전까지는 투자로 인한 상담이 한 건도 없었지만 2020년에는 총 25명이나 상담 센터를 방문해 중독 현상에 대해 상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식 중독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가 도박과 유사한 속성을 일부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박문제 관리 센터의 한 전문가도 주식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면 즉각적 보상을 받기 위해 팔고 떨어지면 본전 만회를 위해 대출을 받아서라도 투자한다면서 이는 모두 도박이 가진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식 중독이 심각해서 이혼을 맞이하게 된 부부들도 있다. 관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최근 3개월 사이 비트코인과 주식투자가 이혼 사유가 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열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의 과도한 투자 중독 현상 때문에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아내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한 사례가 있다면서 손실의 금액보다는 주식에만 빠져 가정에 소홀히 하는 태도가 문제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주식 중독에 빠지지 않고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스스로의 투자성향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봐서 자신이 주가에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은 아닌지, 빚을 내거나 영끌을 해서라도 전 재산을 쏟아붓는 스타일은 아닌지, 투자에 몰두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정도는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혼자 힘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상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기 때문에 자신의 여력을 넘어선 투자는 삼가도록 항시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