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취업난 공시족 증가
안정성, 워라밸 꿈꾸는 공시생들
예상과 달리 워라밸 없는 공무원의 삶
현직 공무원 31% 이직 원해

[SAND MONEY] 코로나19로 인해 가계와 기업 경제에 큰 타격이 왔다. 문을 닫는 기업도 속출했으며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 중에서도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생활과 워라밸을 꿈꾸며 시작했던 공무원 생활이 상상과는 전혀 달라 좌절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작년 초 생겨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사회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경제 타격이 덜하다고 하더라도 사업을 중단하게 된 자영업자·중소기업이 한둘이 아니며 굵직한 대기업들까지도 채용계획을 줄줄이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것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2030 청년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대학을 나와 자격증을 따고 스펙을 쌓고 공고를 내놓는 기업이 없어 한두 차례 취업시즌이 밀리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이 심각해지다니 많은 취준생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에서도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12,907명이나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정년까지 잘리지 않고 다닐 수 있으면서 일과 개인의 삶 사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워크라이프밸런스를 꿈꾸면서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들은 반짝이는 청춘의 시기를 고시원과 학원에 바치면서 밤낮 가리지 않고 꿈을 향해 달리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밥을 먹거나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서 하루 너다섯 시간 겨우 자고 끼니도 5분 만에 때우면서 공부에 매진했다는 말을 한다.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공부에 전념하며 온몸을 갈아 넣어 공시 생활을 보낸 이들, 힘겨운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면 그때부터는 장밋빛 인생만을 꿈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공무원 합격증을 손에 쥐고 시작하게 된 공직생활이 머릿속에 그려왔던 것과는 전혀 달라 더 큰 실망과 좌절을 맛보게 된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6시 칼퇴 후 취미활동이나 여가시간을 보낼 줄 알았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이었던 것이다.

한 현직 공무원은 하위직 공무원에 대해 무능한 철밥통 취급을 하거나 사소한 이유로 악성 민원을 넣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힘이 쭉 빠진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 내의 군기문화 또한 이제 갓 수험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뛰어든 초년생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의 수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밤낮 없는 비상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재난지원금 지급, 백신 접종 지원, 역학조사와 선별 진료소 운영,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사무 등으로 전 직원에 이 동원되면서 살인적인 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정부에서는 공무원 연가보상비 전액 삭감 방침이나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을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고 있다. 오랜 기간 열심히 시험을 준비해서 힘겹게 합격한 뒤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한 신입 공무원은 “참아보려 해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는 지경이다”라며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얼마 전 발표된 ‘2020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서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대상 공무원 중 31.1%가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20대 공무원의 경우 그 비율이 38.4%에 달했다. 이직 희망 사유로는 낮은 보수와 가치관·적성이 맞지 않아서 그리고 과다한 업무 등이 이유로 꼽혔다.

한편 최근 발간된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라는 책자에서는 현직 공무원들이 현직 생활에 대해 적나라하게 밝힌 내용이 있다. 그중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 볼 만한 것은 바로 최근 입사한 주니어 공무원과 근무한 지 수십 년 된 시니어 공무원 사이의 가치관 차이로 인한 갈등이다.

오늘날 2030세대는 직장을 구할 때 무엇보다 워라밸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정한다. 직장 생활과 개인의 삶을 별개로 구분해두고 최소한 저녁이 있는 삶은 보장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들이 겪게 되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많은 젊은 세대 공무원들은 불필요한 친목 도모를 원하는 이전 세대 때문에 회식, 등산 등을 강제로 참여하면서 개인 생활이 침해받는다고 말한다.

불합리한 처분에 반발하고 싶다가도 자칫해서 찍히게 되면 앞으로 얼마나 오래 힘들어질지 알 수 없다. 사기업의 경우 이직을 하면 되지만 공무원은 그럴 수도 없다. 더 문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윗사람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참으로 막막한 일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신입 공무원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각자의 힘듦을 경쟁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고충을 알아주는 시대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