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한 번에 현금으로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적게는 1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차를 직장인 월급만으로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나와 있는 금융 상품이 바로 자동차 할부금융 혹은 오토론이다. 보통은 담당 자동차 딜러가 판매 시 추천하는 할부금융 상품을 선택하게 마련인데, 이렇게 남에게 의존할 게 아니라 스스로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오늘은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자동차 할부금융과 오토론의 차이에 대해 짚어보자. 자동차 할부금융은 보통 자동차 구매자, 금융사, 그리고 자동차 판매사 이렇게 3자가 거래에 관여한다. 금융사가 자동차 판매사에 자동차 대금을 치르고, 자동차 구매자는 금융회사에 빚을 갚는다. 자동차 브랜드 혹은 판매사는 자사의 자동차를 판매할 때, 제휴를 맺은 금융회사의 할부금융상품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오토론은 1금융권,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시중은행에서 구입할 자동차를 담보 삼아 대출받는 것을 이른다. 이 거래의 중심은 구매자로서, 구매자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동차 판매사에 자동차 대금을 지급하고 은행에 대출금을 상환한다.

두 가지 방식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할 금융은 신용등급이 낮아도 이용이 가능하고, 절차가 간단하다. 하지만 금리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다. 오토론은 신용등급이 5등급 이상이어야 하며 제출할 서류도 많다. 하지만 금리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딜러가 추천하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사와 맺은 제휴로 혜택이 많은 것 같아서 별생각 없이 해당 할부금융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은 의무도 아니며, 사실 별로 이득이 없는 행위다. 적어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한 후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 포털’에 접속해 상품들의 금리를 비교해본 뒤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2019년 10월 18일 기준으로, 자동차 신차 구매를 위한 금융상품을 검색해 보았다. 차종은 현대자동차 쏘나타, 현금 구매 비율은 20%로 설정했다. 검색 결과 가장 금리가 낮은 상품은 최저 금리 2.85%, 최고 금리 4.5%였던 반면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최저 금리가 6.81%, 최고 금리가 8.36%였다. 4% 정도의 금리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한 가능하다면 할부금융상품보다는 오토론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2금융권의 대출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할부금융도 신용대출로 분류되며 당연히 부채로 인식되어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나이스평가 정보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캐피털에서 신규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0.88등급 떨어졌다. 단지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했을 뿐인데, 신용등급이 이렇게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모형이 달라지고 있어, 이런 환경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5일부터 신용평가사들은 금융상품 이용자들의 신용점수와 등급을 산출할 때 ‘금융업권 종류’의 반영 비율을 낮추고 ‘대출금리’의 반영 비율을 높였다. 즉 어떤 금융사에서 돈을 빌렸느냐는 덜 중요해지고, 얼마의 금리로 빌렸느냐는 더 중요해진 셈이다. 할부금융을 선택하더라도 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금융상품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을 팁은 몇 가지 더 있다. 몇몇 금융사들은 ‘다이렉트 상품’을 제공하는데 자동차 대리점이나 제휴점 등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금융사가 직접 거래하는 상품을 말한다. 중간에 한 단계가 없어지므로, 중개 수수료가 빠지면서 금리도 당연히 낮아진다.

또한 덜컥 대출 계약을 해버렸는데 더 좋은 금융상품을 발견했다면, 혹은 아예 자동차를 사지 않기로 계획이 바뀌었다면 14일 이내에 대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신용대출은 4천만 원 이하, 담보대출은 2억 원 이하까지 가능하며, 다만 금융사가 부담했던 인지세나 저당권 설정 비용 등은 반환해야 한다.

또한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면 저당권 설정을 말소해야 한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말소를 미루면 후일 중고차 판매 시 이 절차를 밟기 위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