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사이 비트코인 열풍
7,000만 원 → 4,000만 원 반토막
코인 중독자들 괴로움 호소
“나는 코인 좀비입니다”

[SAND MONEY] 지난 일 년 사이 전국적으로 투자 열풍이 뜨겁게 끓어올랐다. 그중 특히 3년 전 폭삭 주저앉았던 비트코인 시장에 다시 한번 투자 붐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8,000만 원 가까이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4,000만 원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특히 빚투·영끌까지 하던 코인 중독자들이 곳곳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2017년 일어났던 비트코인 열풍은 2018년 가격이 폭삭 주저앉으면서 잠잠해졌다. 하지만 3년간 조용하던 가상화폐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만 놓고 보더라도 2021년 1월 1일 3,229만 원이었던 것이 4월 13일에는 8,073만 원까지 치솟았다. 변동성이 심한 알트 코인의 경우 수십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코인 붐이 뜨거워지고 곳곳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자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에 빠져있던 2030세대들의 경우 ‘비트코인이야말로 인생의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출까지 받으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가진 돈을 올인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하지만 뜨겁던 코인 붐은 고점을 찍은 뒤 꺾이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 발언과 일론 머스크의 왔다 갔다 하는 태도로 인해 코인 시장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5월 들어서는 폭락장을 지속해 가격이 30%나 빠져버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6월 1일 오전 9시 기준 약 4,100만 원에서 거래되었다. 이는 최고점 대비 절반이나 빠진 가격이다.

5월 들어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크게 흔들린 가상 화폐시장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31살의 한 직장인은 “코인 투자를 시작한 뒤부터 일상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하루 종일 코인 생각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거래의 경우에는 주식시장과 큰 차이가 있다. 주식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거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코인 시장의 경우 24시간 365일 열려있기 때문에 목돈을 걸어둔 투자자들은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한 전문가는 “가상화폐 자체의 화폐 가치 가능성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가지고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한 사람들의 경우 장이 흔들려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코인 투자자들의 경우 코인 자체의 내재 가치보다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투자를 시작한 경우가 대다수이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코인 투자 3개월 차에 들어섰다고 밝힌 한 40대 직장인은 “주식과 비트코인을 둘 다 하고 있는데 코인에 비하면 주식은 마음 편하기가 예적금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코인은 장 마감 시간이 따로 없다 보니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만두고 싶어도 고점에 물려 8천만 원이나 손실 본 상태라 본전만 찾으면 바로 털어낼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같이 코인 중독에 빠져있는 이들은 직장인 뿐만이 아니다. 20대 대학생과 40~50대 주부들, 심지어는 노년층에서도 코인 중독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코인 중독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심리 속에 대박을 꿈꾸는 한탕 주의가 깔려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과 유사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화폐·주식 등 투자 중독 현상으로 상담을 받은 건수는 5,52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56%나 증가한 수치이다. 투자 중독에 빠진 사람 수는 20대의 경우 전년대비 223%, 30대는 79% 증가했다.

한편 최근 한 남성은 경제 칼럼에 “나는 코인 중독자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는 2016년 처음 가상화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으나 당시에는 싸이월드 도토리 수준으로 생각해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자 일부 알트코인에 투자했고 추후 가격이 5배 이상 오르면서 4,000만 원 이상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코인 투자로 돈을 벌었던 시기부터 인생이 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큰 돈을 한번 벌게 되자 처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조바심만 남았다. 24시간 시세창만 들여다보는 코인 좀비가 됐고 잠을 자도 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꿈만 꿨다”라고 고백했다.

자신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수익을 300% 정도 본 상태에서 모든 돈을 빼냈다. 하지만 그는 그 상태에서 멈추지 못하고 다시 코인판에 뛰어들어 전 재산을 걸었고 5개월 만에 마이너스 89%의 처참한 결과를 맞이했다. 그는 “남은 코인을 모두 빼냈다. 얼마 전 또다시 가상화폐 열풍이 일어나 코인을 아직 가지고 있었다면 돈을 벌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제 돈을 떠나서 정신이 망가지는 것이 더 괴롭다. 다시는 그런 좀비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