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어려운 경제상황
기업 부당해고·권고사직 속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현실적 한계 및 누리꾼 반응

[SAND MONEY]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다. 예전에는 한번 들어가면 은퇴할 때까지 계속 다니는게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이직도 많이들 하고 경제 상황에 따라 해고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년 사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된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사지에 몰린 직장인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규모 있는 대기업들까지도 경영 위기를 타개할 방책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해고 위기에 처한 직장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기업들의 인력 감축 우려는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고 한다.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받아본 비율은 응답자 중 68%에 달했다. 해고 경험자 중 30%는 정리해고를 당한 시기가 코로나 발생 이후였음을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 경영난을 겪게 된 기업들이 칼을 빼어든 것이다.

한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인력 감축 양상은 대기업의 경우 권고사직 비율이 높았고 중소기업은 부당 해고의 비율이 높았다. 권고사직은 회사 측에서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며, 부당 해고는 회사가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정식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 퇴사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처럼 기업에서 감행하는 부당 해고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굵직굵직한 대기업의 경우 법체계에 대해 빠삭하게 숙지하고 있어 법망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는 방식으로 직원을 자르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국내 대기업 중 D사의 경우 신입 직원까지 포함한 전체 직원 중 일부를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명목상으로는 신청자를 받는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퇴직을 강요하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추후 발령에 대한 언급도 없이 대상자들을 무기한 대기 상태에 두면서 퇴사를 유도했다. 실제 이 대상으로 추려진 직원들은 매일 오전 8시까지 교육장에 출근한 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오후 5시에 퇴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다른 기업 L사 역시 지난해 연구소에서 일하는 한 직원을 해고했다. 직접적인 해고 사유는 ‘정시 퇴근’과 ‘자주 인상을 찌푸린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인 근거로 댈 수 없었던 기업은 일반직으로 근무하던 그를 연구직인 직원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 ‘업무 성과가 저조하다’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결국 해고를 당한 직원이 노동청에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노동위에서도 기업에서 치밀하게 짜놓은 판에 넘어가 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해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서울의 모 병원이었다. 해당 병원의 일부 직원들은 저성과자로 찍혀 권고사직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제 발로 나가지 않자, 병원 측에서는 업무능력 향상이라는 이유를 대며 대상자에게 잡초 뽑기나 독후감 제출 등을 시켰다. 안간힘을 쓰고 버티던 직원들은 결국 모두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법에는 분명 부당 해고에 대한 제재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기업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직원을 해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들의 경우 ‘저성과자’를 걸러내기 위한 평가 기준을 겉으로 봤을 때는 객관적으로 보이게끔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기준일 뿐이다. 실제로는 기업이 ‘저성과자’와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에 상사의 평가 등 주관적 요소가 크게 반영되어 있다. 결국 대기업들은 퇴사를 유도하고 싶은 직원에게 특정 항목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줘서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는 낙인을 찍어 내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에서는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을 향해 모욕적인 대우를 하면서 피해자들이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되었지만 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해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법 시행 후 직장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변화를 체감했는지’에 대해 물었지만 응답자 가운데 78%가 체감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응답자 중에서는 50% 이상이 직장 내에서 직접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한 누리꾼은 “상사의 괴롭힘 행위에 대해 신고를 해봤지만 근로감독관의 무성의한 태도 때문에 오히려 절망감만 깊어졌다”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고에 대해 저항했더니 가장 악명 높은 부서로 유배를 보내더라. 결국 내 발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 외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우리나라의 기업문화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