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테크 유행
7월 1일부터 판매유보고객 정책
블랙리스트 매장 방문 제한
리셀러 막기 위한 수단

[SAND MONEY] 최근 몇 년 사이 명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구매한 뒤 비싼 값에 되파는 ‘리셀’이 크게 유행했다. 특히 2030 MZ 세대의 경우 이를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와 같은 리셀로 인해 정식 매장에서보다 몇 배 이상 값이 뛰게 되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한편 샤넬에서는 이러한 리셀러들에게 제동을 걸기 위해 7월 1일부터 일부 고객에 한해 매장 방문 및 제품 구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최근 몇 년 사이 리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리셀’은 희소성이 있는 상품을 미리 구매한 뒤 발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신제품이나 한정품과 같은 제품은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려 해 이와 같은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리셀은 MZ 세대인 2030 청년들에게 재테크이자 놀이와 같은 문화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샤넬과 롤렉스의 경우 샤테크와 롤테크라는 호칭이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장기화로 억눌려있는 소비가 터져 나오면서 명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묶여 불릴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 있는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샤넬은 리셀 시장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던 브랜드이다. 샤넬 제품은 하나에 수백만 원 이상의 가격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매장 앞에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쇼핑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있는데, 이들 중에서는 실제로 본인이 착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방을 되팔아 수익을 남기려는 리셀러들도 적지 않다.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이처럼 활발히 이루어지는 이유는 소비자들 사이에 샤넬 제품은 ‘오늘이 제일 싼 가방’, ‘가지고만 있으면 가격이 오르는 가방’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넬의 경우 매년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으며, 올해에만 벌써 세 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샤넬은 지난 7월 1일에도 또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의 베스트셀러 상품인 ‘클래식 플랩 백’의 경우 라지 사이즈가 942만 원에서 1,049만 원으로, 미디엄 사이즈는 864만 원에서 971만 원으로, 스몰 사이즈는 785만 원에서 893만 원으로 각각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처럼 샤넬이 가격 인상에 대한 계획을 내놓으면 그때마다 값이 오르기 전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이번 7월 1일 시행되는 가격 인상을 앞두고서도 지난 6월 29일과 30일에는 전국의 주요 샤넬 매장 대기 인원이 평소의 2~3배에 달했다.

매장 앞에 대기하고 있던 한 30대 직장인은 “매번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만큼은 놓치지 않기 위해 오픈전부터 와서 줄을 서고 있다. 미디엄 백을 살 생각인데, 이 제품의 경우 가격 인상 만으로도 100만 원의 차익을 얻으며, 리셀 시장에서 판매할 경우 거기서 100만 원 가까운 프리미엄가를 더 붙일 수 있다고 들었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한편 샤테크가 성행함에 따라 전문 리셀러(재판매업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눈쌀 찌푸릴만한 광경도 종종 연출되었다. 일부 리셀러들은 원하는 가방이 입고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휴대폰 충전을 핑계삼아 몇 시간 이상 매장에서 버티거나, 10원짜리 동전으로 결제하면서 시간을 끄는 사람들이 발생해 직원과 다른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 샤넬에서는 이와 같은 ‘진상 리셀러’들에게 제동을 걸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바로 7월부터 ‘부티크 경험 보호 정책’에 따라 ‘판매 유보 고객’으로 지정한 블랙리스트들에게는 상품을 팔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샤넬은 실제로 6월 말 일부 고객에게 “앞으로 매장 방문을 금지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으며, 이 문자를 받은 사람들은 7월부로 상품 구매는 물론이고 샤넬 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금지된다.

샤넬에서 블랙리스트로 선정한 판매 유보 고객의 기준은 “첫째로 매장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방문하거나, 둘째로 샤넬 상품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사들인 경험이 있거나, 셋째로 다량 구매 고객에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던 사람들”이 해당된다.


샤넬은 이처럼 판매 유보 고객을 선정해 구매와 매장 방문에 제한을 두면서 쇼핑이 금지된 고객들과의 충돌에 대비하여 2주간 경호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법률자문 서비스도 별도 운영하기로 했다. 샤넬은 이와 같은 조치를 실시한 사유에 대해 “모든 고객들이 공평하게 방문,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히 샤넬은 그동안 국내 명품 시장이 ‘다이궁’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들과 리셀러들의 사재기 행위로 인해 왜곡됐다는 의견을 표해왔다. 샤넬은 이번 조치를 통해 다이궁 및 구매대행업체들의 ‘인기 제품 싹쓸이’ 행위를 강력하게 제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에 시행된 샤넬의 구매 제한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틈만 나면 예고 없이 상품 가격을 한 번에 수십만 원~수백만 원씩 올려왔지 않나. 샤넬 스스로도 리셀러들의 표적이 된 데 책임이 있다”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는 샤넬이 시행한 이번 조치가 이미 뜨거워진 사재기 시장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