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치킨집 창업
너도나도 뛰어들지만 현실은?
창업 6,200곳, 폐업 8,400곳
식용유 값 폭등해 원가부담 심화

[SAND MONEY] 오늘날 우리는 백세시대를 살고 있지만 은퇴 연령은 기껏해야 50~60세로 퇴직 후에도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려면 또다시 새로운 삶을 설계해야 한다. 한편 많은 직장인들은 은퇴 후 노후대비를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치킨집 창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큰 기술이 없고 초기 자본이 넉넉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데, 하지만 큰 포부를 갖고 치킨집을 열어도 문 닫는 곳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치킨집 창업의 현실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 수명은 점점 연장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평균 수명이 83세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연장됐다고 하더라도 꼭 좋은 일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은퇴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때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넉넉한 여유자금을 만들어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기를 희망하는데 이 역시 모든 직장인에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이나 자녀의 교육비 부담도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은퇴 후 선택하는 제2의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회사원이 평생 몸담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일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소규모 창업도 그중 하나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한편 자영업에 새롭게 뛰어든 사람들은 많은 창업아이템 중 치킨집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치킨집 수가 무려 8만 7,000여 개에 달하는데 가히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인 수준이다. 치킨집을 택하는 이유에 대해 백종원은 “치킨집은 주로 배달·포장 위주여서 임대 비용이 낮은 곳에 들어갈 수도 있어 고정비 부담이 적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은 치킨전문점 창업의 성공 가능성만 듣고 쉽사리 가게를 차렸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조사에 의하면 퇴직자들이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인 치킨집은 한 해 동안 약 6,200곳이 창업한 반면 8,400곳이나 폐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업종은 이미 팽창 단계와 정체 단계를 넘어 쇠퇴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말하며 “치킨전문점이 포화상태인 만큼 폐점하는 곳도 많아 무작정 ‘치킨집이나 하자’같은 마음을 가지고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도 크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치킨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치킨집 창업에 들어가는 실제 비용과 매출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될까? 조사에 의하면 하나의 치킨 프랜차이즈를 차리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5,700만 원으로 카페 창업 비용인 1억 1,00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5,700만 원 중 가맹점 가입 비용이 550만 원, 교육비가 250만 원, 보증금 200만 원, 인테리어 및 기타 비용이 4,700만 원가량 들어간다. 대부분의 비용이 인테리어 및 주방기구 비용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는데, 초반의 홍보 비용까지 생각하면 약 6,000만 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는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의 창업 비용을 평균 낸 것으로 교촌치킨이나 BBQ의 경우 각각 1억 원과 9,000만 원으로 보다 높은 비용이 들어간다. BHC는 4,600만 원이고 페리카나는 3,300만 원 수준이다.

매출액의 경우에도 브랜드 별로 차이가 있었다.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의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연간 1억 8,900만 원이었는데, 그중 교촌치킨의 매출액이 6억 1,800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다만 교촌치킨은 소비자 만족도에서는 가성비 부분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아 각 프랜차이즈 별로 장단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최근 한 달 사이 식용유 값이 폭등하면서 국내에서 소규모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판 중인 한 식용유 브랜드의 18L 짜리 제품은 1월 말까지 3만 8,000원 수준이었지만 7월 중순 4만 9,000원까지 올라갔다.

수도권에서 옛날 통닭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 역시 “올해 들어 튀김용 콩기름 값이 50%나 올라서 한 달 수익이 50만 원 이상 줄어들었다. 부부가 하루 종일 땀 뻘뻘 흘리며 일해도 한 달에 300만 원도 가져가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본부에서 기름을 대량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게의 경우 일반 소규모 업장보다는 저렴하게 받을 수 있지만 최근의 기름값은 마찬가지로 부담스럽다고 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내년에 최저임금까지 오르게 되면 대략 계산해봐도 치킨 한 마리당 1,000원씩은 손해 보는 구조”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킨집을 열 계획이 있다면 브랜드 선택이나 상권 분석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라며 “같은 브랜드라도 지점별로 맛이 차이 나고 경쟁이 치열하기에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따져 창업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조언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