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는 외관, 높은 집값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용산 원효 산호 아파트

[SAND MONEY] 겉으로 보기에는 “여기 사람이 산다고?” 소리가 절로 나오는 쓰러져가는 아파트들이 있다. 하지만 집값을 검색해보면 한 채당 수십억에 달해 깜짝 놀랄 정도인데, 대부분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어 노후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매가를 자랑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그리고 용산 원효 산호 아파트인데 이러한 아파트들의 실태 및 재건축 진행 현황은 어떠한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강남 8학군의 중심지인 ‘도곡동’하면 높은 층에 최신식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동부센트레빌·래미안·롯데캐슬·자이 등 고급 브랜드 아파트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고 가격대를 자랑하는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 바로 옆에는 9층 높이의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 이는 다름 아닌 개포한신아파트이다.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는 1985년 준공되어 지은 지 35년이 지난 아파트로 9층 8개동으로 되어있고 총 620세대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73, 84, 103㎡의 세 종류의 면적으로 구분된 이 아파트는 겉으로 보기에는 변두리 지역의 소형 아파트와 다를 바 없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매우 높은 매매가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개포한신아파트는 구룡초·대치중·개포고·숙명여고·단대부고 등 강남 8학군 학교들이 인접해있어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입지 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아파트이다. 매매가는 2021년 6월 말 기준 73㎡ 아파트가 21억에 거래된 바 있다. 해당 아파트는 각 타입에 따라 현재 18억에서 25억 사이에 거래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다음으로 살펴볼 곳은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이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이후 올해로 42년 된 아파트로 총 4,400가구를 넘어서는 대규모 단지를 이루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대치역 사거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눈에 탁 띄는 아파트인데, 강남 학군으로 대표되는 대치동의 중심에 위치하면서도 외관이 상당히 허름해 겉보기에는 쓰러져가는 노후 아파트처럼 보인다.
은마아파트는 외관뿐만 아니라 실거주에도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매우 느리며, 바퀴벌레가 출몰하고, 난간이 낮아 추락 위험이 있으며, 심지어 수도에서 녹물까지 나올 정도라 입주민들의 불편이 상당하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115㎡ 면적의 매매 실거래가가 약 25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전세가는 한 채에 5~10억 원 수준으로 매매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마아파트는 아파트 집주인의 실 거주 비율이 약 30%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 투자 목적으로 산 뒤 재건축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인근의 다른 집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유를 제시했다.

세 번째로 알아볼 곳은 바로 용산의 원효 산호 아파트이다. 이 아파트는 1977년 준공되어 올해로 44년 되었으며, 강변북로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고 한강 조망권에 위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성심여자중고등학교나 용산·배문고등학교 등과도 가까워 교육 입지가 좋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원효 산호 아파트는 허름한 외관으로 인해 그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수차례 보수공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벽면이 쩍쩍 갈라져 있고 외관이 뜯겨나가있으며, 중앙난방시설과 수도관 역시 노후되어 수리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용산 원효산호아파트 역시 최근 재개발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3년 전까지 10억 원 극 초반대에 머물러있던 112㎡의 매매가격은 7월 기준 18억 원까지 올랐다. 49㎡에서 148㎡까지의 면적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현재 최저 10억~최고 20억의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포한신아파트와 은마아파트, 그리고 원효산호아파트 이 세 곳은 모두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는 곳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중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의 경우 2012년 안전진단 통과, 2016년 정비구역 지정, 2017년 재건축 조합인가, 2020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로 재건축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오랜 기간 재건축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진행이 더뎌, 2003년 재건축 추진 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22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최근 은마아파트 주민위원회는 “기존의 재건축 추진 위원회가 10년 동안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쓰고서도 재건축이 조금도 진전되지 않았다”라며 조합 임원에 해임 요구서를 발의했다.

관계자들은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고, 용적률이 이미 꽉 찼으며, 층수에 대한 의견도 분분해 재건축 논의가 쉽지 않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용산의 원효산호아파트은 전 세대를 한강 조망권으로 설계하는 방향의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조합설립인가 승인, 2019년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 수정 가결, 그리고 최근 건축심의 통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