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겪는 경제적 위기
퇴직금 투자에 올인해 실패
교사 출신이지만 폐지 줍고 살아
투자의 위험성

[SAND MONEY] 최근 1년 사이 투자 열풍이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주식·비트코인·부동산 등 투자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너도 나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금에 올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노년층 역시 투자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는데, 최근 여교사 출신의 한 80대 할머니가 투자 실패 후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요즘 나이나 성별을 막론하고 ‘투자’는 매우 핫한 대화 주제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 투자시장에 돈이 흘러들어옴에 따라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등 각종 자산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대 대학생들부터 70대 이상의 노인들까지 투자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처음에는 투자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사람들도 주변에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이상의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게 되자 투자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한 40대 직장인은 “다들 돈 버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투자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처럼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 중에서는 인생의 큰 기회를 잡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올인하거나, 심지어는 빚까지 내는 경우도 속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모두가 성공의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예상과는 달리 큰 손실을 입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노년기에 경제적 위기를 겪는 ‘실버파산’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간 모은 노후자금을 바탕으로 은퇴 후에는 안락한 삶을 누려야 할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전문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세대는 다양한 원인을 바탕으로 실버 파산의 상태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중 첫 번째 원인으로는 투자 실패나 사업 실패가 있다. 특히 노후 자금을 충분하게 마련하지 못한 노인들 중에서는 ‘자식에게 폐 끼치기 싫어’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불려보려다가 더욱 나빠진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다음으로는 노년기의 경우 갑작스럽게 중병이 생겨 막대한 의료비 지출이 들어갈 때 경제적 위기가 닥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가 노년기를 맞이해도 자녀가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을 경우 뒷바라지 비용이 들기도 하고, 황혼이혼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최근에는 85세에 실버 파산을 맞이한 한 노인의 케이스가 알려져 매우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울에서 10평짜리 반지하 방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6년 은퇴할 때까지만 해도 평생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교편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할머니는 “젊었을 때까지만 해도 집에 가사를 맡아주시는 이모님이 계셨다”라고 말할 정도로 교사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집에 여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일찍 사별하긴 했지만 미리 집을 마련해두기도 했고,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었으니 형편이 어려울 일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은퇴 후에 발생했다. 할머니는 퇴직하면서 퇴직금으로 1억 원의 돈을 받았는데 그 돈에다가 대출 1억 원까지 받아 모두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듬해 IMF 경제 위기가 터지면서 투자했던 돈은 모두 날아가 버렸고 할머니는 빚더미에 휩싸이게 되었다. 자신의 투자금을 모두 날리며 빚이 가득 쌓이게 된 할머니는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전했다. 젊은 시절이라면 위기가 닥쳐도 어떻게든 더 열심히 일해 갚아나가면 되겠지만, 이미 은퇴했고 퇴직금마저 다 써버린 마당에 불어난 빚을 갚기에는 무리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투자 실패로 실버 파산을 맞이하게 된 할머니는 지금 구청에서 소개받은 노인 일자리로 한 달에 20만 원을 벌고, 나머지는 노령연금 5만 원에, 종이 박스와 같은 폐품을 팔아가며 1~2만 원 정도 더 벌어 매달 27만 원가량을 손에 얻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소식을 듣고 ‘기초생활수급비로는 어떻게 안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주민센터에서는 “부양가족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비는 타지 못한다”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스들을 예로 들면서 “부모와 자식을 쌍으로 부양하던 샌드위치 세대들은 은퇴시기가 다가오면 노후자금이 부족해 마음이 조급해진다. 하지만 이런 마음에 성급한 투자에 뛰어들다가는 실버 파산을 맞을 수 있다”라며 경고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