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메타버스’ 투자로 수익
네이버 523억원 평가이익
현대차 수익률 5,961%
하지만 투자 우려의 목소리도

[SAND MONEY]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와 현대차, 크래프톤, CJ ENM 등의 상장사들이 ‘메타버스’ 기업 지분투자를 통해 수백억 대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평가이익 523억 원으로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자랑했다. 최근 기업들이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메타버스’가 어떤 사업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메타버스’란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아바타를 활용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메타버스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미국의 게임 플랫폼 업체인 로블록스다. 올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상장 이후 60~70달러에 거래되다 6월에는 90달러대까지 치솟으면서 메타버스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후 조정을 받아 8월에 들어서며 70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로블록스를 시작으로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의 플랫폼 업체들도 메타버스를 연이어 쏘아 올리자 미국의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등도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타며 인기 흐름에 가속도가 붙었다.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자이언트스텝의 지분 8.97%를 확보해 투자 1년 만에 8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두었다. 총 평가 이익은 523억 4268만 원으로, 수익률은 747.75%다.

현대차와 만도는 7월 상장한 맥스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298억 650만원(수익률 5961.545), 366억 3504(수익률 1832.79%)의 높은 평가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맥스트는 상장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데,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으며, 이후 5거래일간 상한가만 3번을 기록한 ‘괴물주’로 불린다. 맥스트는 정부 주도 디지털 뉴딜 사업의 일환인 ‘XR 메타버스 프로젝트’ 공모사업의 주관사다.

이 외에도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녭툰 주를 취득, 각각 2만 580원, 1만 5,920원의 주당차익을 거뒀다. 지난 13일 넵튠 종가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의 평가이익은 각각 485억 2,890만원(수익률 907.75%), 234억 8,082만원(234.81%)에 달한다.

끝으로 CJ ENM은 지난해 3월 130억 5,000만원을 투자해 덱스터의 주식 171만 2180주를 취득했다. CJ ENM의 주당 매입가격은 7,622원으로 현재 총평가이익은 104억 663만원이다.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경우 기술 잠재력에 따라 상장 시 주식 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대기업들도 경영참여 등의 목적 외에 단순 투자 형식으로도 투자를 진행하는 등 스타트업이나 미래 가치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메타버스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시장이 급속도로 이슈가 되면서, 투자에 주의를 요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업 실체가 불투명하며, 아직 성장 중인 초기 산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7월 메타버스 관련주로 알려졌던 AI 영상 인식 업체 알체라는 공식 홈페이지에 “현재까지 메타버스와 직접 관련된 사업 모델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지가 발표된 이후 기업의 주식 가격은 단 하루 만에 -25%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사상 최고가(5만 3천원)까지 찍은 다음날 벌어진 사태였기에 주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메타버스 ‘대장주’로 불리는 자이언트스텝과 맥스트는 상장 후 고점까지 각각 공모가 대비 837%, 466%씩 올랐지만 각각 7월 20일, 8월 5일 고점을 찍고 지난 11일까지 -20%, -13%씩 하락했다. 차익 실현과 과열 부담에 매물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업들의 주가 또한 마찬가지로 부진을 겪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심리가 과열된 점을 지적하며 “연말이나 돼야 이 기업들 중에서 옥석 가리기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상장한 메타버스 관련주들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의 의무보호확약(록업) 기간이 끝나면 차익 실현 물량이 대규모로 나올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