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심화
근로소득으로는 계층이동 한계
억대 연봉에 매겨지는 세금
연봉 금액별 실수령액

[SAND MONEY]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가 점점 심해지면서 ‘개천에서 난 용’과 같은 자수성가형 성공 케이스를 찾아보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근로소득만으로는 계층 이동을 하기가 쉽지 않아진 상태인데, 이런 가운데 물려받은 재산 없이 근로소득만 높은 고연봉자들은 높은 세금이 매겨져 삶이 팍팍하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면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돈은 얼마나 될지, 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물려주고 부유한 사람은 부를 물려준다는 의미인데,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를 드러내는 단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어도 열심히 노력할 경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계층 이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었다.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올해 2분기 동안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24만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 반면,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6만 원으로 전년 대비 6.3%나 감소했다.

이에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금수저’나 ‘흙수저’라는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이는 물고 태어난 수저, 즉 부모가 물려준 배경에 따라 삶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좋은 직업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팍팍한 삶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얼마 전 한 직장인 A 씨는 젊은 나이부터 열심히 일해 연봉 1억을 찍었는데, 실제 형편이나 집의 수준은 그만큼 여유롭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에 근무해 현재 부장 자리까지 올랐으며 기본 연봉 1억 원에 보너스 5,000만 원까지 더 받게 되었다.

웬만한 사람 부럽지 않은 높은 연봉이지만 그는 세금을 다 떼고 나면 막상 받는 돈은 기대 이하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가 받은 실수령액을 살펴보면 1억 5,000만 원 중에 세금을 17.4% 떼고 준조세를 6.4% 납부해서 총 3,572만 원을 제한 뒤 1억 1,427만 원만 손에 쥐었다.

즉 연봉이 1억 5,000만 원을 단순히 12개월로 나눴을 경우 월급이 1,250만 원으로 추산되겠지만, 여기에 근로소득세 198만 원, 지방 소득세 20만 원, 국민연금 23만 원, 건강보험 43만 원 등을 모두 떼고 나면 실제로 받는 한 달 급여는 952만 3,200원이 된다. A 씨는 여기에 두 명의 자녀 교육비 400만 원과 생활비·경조사비까지 빠져나가고 나면 재테크에 투자할 돈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최근에는 IT 개발자들의 몸값이 올라 억대 연봉에 달했다는 기사들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 이들의 경우에도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IT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B 씨도 15년 넘게 근무한 뒤 연봉 1억을 찍게 되었지만, 실제 받은 돈은 8천만 원 초반대밖에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흔히 연봉 1억 이상이라고 하면 고소득자로 여겨져 여유로운 삶을 살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막상 억대 연봉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수령액은 기대 이하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매겨지는 세금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세금을 떼기 전 명목 연봉이 8천만 원인 사람은 소득 대비 세금 및 준조세 비율이 15% 정도이다. 그런데 연봉이 1억 원으로 오르면 그 비율이 17.4%로 늘어나고, 1억 5천만 원일 경우 23.8%, 2억 원은 28.9%, 3억 원은 무려 34.4%에 달한다. 연봉이 3억 원인 경우 세금만 무려 1억 원 이상을 납부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세금 부담은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평균 조세부담률 또한 OECD 평균 수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봉 8,000만 원 미만까지는 소득세 실효세율이 매우 낮지만, 연봉이 1억 5,000만 원을 넘어가고 나면 이 비율은 급상승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연봉 8천과 2억의 직장인이 납부하는 세금 비율을 살펴보면 두 사람의 연봉은 2.5배 차이 나는데 세금 및 준조세 납부 예상액은 4.8배나 차이가 난다. 이처럼 한국의 경우 저소득자와 고소득자 간의 실효세율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기업 부장급 이상이나 전문직 등 고소득자들이 세금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고소득자를 집중으로 과세하는 이와 같은 방침은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회계연도 총수입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자에게 매겨지는 실효세율은 2014년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상속이나 증여받은 재산이 많지 않으면서 소득만 높은 고연봉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빛 좋은 개살구’라며 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