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주공 1단지 재건축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로 탈바꿈
당초 1개 동만 보존 계획
재건축 진행 현황은?

[SAND MONEY] 강남 8학군 대표 지역 중 하나였지만 노후한 건물 모습에 갸우뚱하게 만들던 아파트가 있었다. 강남의 마지막 서민 아파트로 불리던 개포 주공 1단지는 오랜 논의 끝에 36년의 역사를 뒤안길로 남기고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다만 서울시에서는 미래유산 보존의 일환으로 해당 아파트 중 1개 동은 남겨둔다는 조건 하에 재건축 허가를 내려줬는데, 최근 결정에 변동이 생겨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980년대에 지어진 개포 주공 1단지는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어진 아파트로 5층 높이의 125개동을 이루고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노후한 상태에 면적 역시 최대 17평임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높은 가격이 매겨진 이유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곳보다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가 위치하던 지역은 대치동 학원가와 개포·도곡·대치 쪽 학군까지 갖췄고,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가지고 있어 더욱 높은 가치가 매겨진 것이다.

사실상 재건축될 날만 기다리고 있던 개포 주공 1단지 아파트는 드디어 재건축이 확정되었고 2018년 이주가 시작된 뒤 이듬해 철거되었다. 현대건설과 HDC 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게 되었으며 해당 아파트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개포 주공 1단지 아파트는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2019년 본격적인 철거가 진행되었다. 다만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진행할 때 마을의 옛 모습 일부를 남기는 것을 의무화하라”라는 미래유산 보존 조건부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개포 주공 1단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 위원회에서는 1개 동을 보존한다는 전제하에 재건축 허가를 내어줬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4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간신히 버텨온 흉물 아파트를 굳이 보존하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라고 반박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는 누리꾼들 사이에도 화제가 되었는데, 관련 기사의 당시 반응을 보면 “흉물 아파트가 어떻게 문화유산인가”, “노후된 아파트를 그대로 세워두면 인근 주민들의 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사유재산인 아파트를 국가 유산의 의미로 보존하는 것도 이해가 어렵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그런데 최근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개포 주공 1단지의 한 동이 드디어 철거 수순을 밟게 되었다. 흉물 논란을 빚고 있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이 사실상 중단된 이후 ‘재건축 흔적 남기기’ 정책은 한동안 큰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는데, 최근 서울시에서는 이 결정을 다시 건드렸다.

지난 29일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노후 아파트 흔적을 남기는 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노후 아파트를 없애는 과정에서 철거보다는 재생에 초점을 두어 시민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다.

한 전문가는 이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분위기가 바뀐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재건축 흔적 남기기를 폐지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워왔고 당선 후 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이에 개포 주공 1단지 역시 강제 보존되었던 옛날 아파트를 허물고 편의시설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서울시가 노후 아파트 보존 정책을 폐지함에 따라 개포 주공 1단지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존치하고 있던 한 개 동을 허물 수 있게 되었다. 현장 관계자는 다만 “부지가 애매해 아파트 한 개 동을 새로 지어 집어넣기는 어렵고 상가나 편의시설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만일 해당 건물을 애초에 남겨두지 않고 다른 동들 허물 때 진작 같이 철거했다면 토지를 훨씬 유용하게 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수의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흉물을 철거하게 되어 다행이라며, “오래된 건물을 만약 그대로 뒀다면 보강공사부터 관리하는 데까지 유지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었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일부 건축학자들은 재건축 아파트 보존 정책이 폐지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철거가 결정된 아파트들은 미래 후손들에게 근대 사회 성장을 보여주는 문화재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노후 아파트의 운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