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테슬라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휴머노이드 AI 로봇 개발
GM·포드·도요타 등 경쟁 가세

[SAND MONEY] 최근 자동차 회사들의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10일 휴머노이드 로봇 3종을 선보이며 신호탄을 던졌다. 국내 기업 현대차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로봇 개발업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수천억 원의 돈을 들여 인수하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그렇다면 자동차 회사들이 이처럼 로봇 개발에 앞다투어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 업체들의 진행 상황은 어떠할까?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2004년 개봉한 ‘아이로봇’이라는 영화가 나온 지 불과 2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사람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로봇이 이제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로봇 개발에 전력을 다하면서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역시 로봇 개발의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열린 테슬라 데이에서 ‘전기차를 넘어선 인공지능(AI) 다음 단계’라는 슬로건을 걸고 인간형 로봇인 테슬라봇 개발을 선언했다.

이날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테슬라 봇의 모습을 최초로 공개했다. 테슬라봇은 키 172cm에 몸무게 57kg로 인간과 비슷한 체격을 하고 있다. 그는 최고 속도 8km로 달릴 수 있고, 한 번에 약 68kg의 짐을 들어 올릴 수도 있다. 머스크는 초기 단계의 테슬라 봇은 물건을 운반하거나, 사람이 수행하기에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것이며 내년부터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로봇 개발에 나선 자동차 회사는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국내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해 총 9,600억 원의 돈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재 지구상 가장 뛰어난 로봇 개발 회사’로 불리고 있는데,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갖가지 장애물 뛰어넘기, 외나무다리 오르기, 경사면 넘기, 백덤블링 등을 능숙하게 해낸다.

지난달 테슬라에서도 로봇 산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가운데,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테슬라와의 로봇 개발 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CEO는 “더 많은 기업이 로보틱스 산업에 진입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타 기업보다 선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기업에서는 AI 로봇 개발을 생산 시스템과 어떻게 접목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4족 보행 로봇인 스폿을 생산시설에 투입해 이동식 점검과 경계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AI 로봇이 생산공장과 건설 현장 등의 장소에 배치되면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설비를 점검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침입자를 발견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재도 이미 수백 개 이상의 로봇이 전 세계 산업현장에 투입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완성차를 만들던 자동차 업체들이 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에 자율 주행기술이 바탕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한 로봇 개발 기술자는 “자율주행차량에 활용되는 레이더를 로봇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하게끔 만드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라며 “자율주행차량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인간형 로봇이 해결하려는 문제의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기술 고도화에 상호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테슬라 외에도 세계 각지의 완성차 생산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혼다는 오래전부터 ‘아시모’라는 인간형 로봇을 개발해왔고, 도요타 역시 ‘마이크로팔레트’, TH-3’이라는 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열린 CES 2020에서는 포드가 ‘애질리티로보틱스’와 ‘Digit1’을 공개했고, 올해 개최된 CES 2021에서는 GM이 ‘EP1’이라는 배송용 로봇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였다. 사실상 대부분의 거대 자동차 기업에서는 협업 등의 방식을 통해 로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로보틱스 기술 전문가는 이에 대해 자율주행기술과의 교집합뿐만 아니라, 현재 전기차 개발로 인해 배터리 부문의 발전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 또한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자동차 회사들의 로봇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 전망하며 “국내 기업인 현대차 그룹의 경우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인해 오랜 기간 투자해온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