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소수점 거래
내년 3분기부터 시작
황제주 소액거래 가능
다양한 우려와 기대

[SAND MONEY] 내년 3분기부터 국내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도 거래할 수 있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의 허용이 결정되었다. 이에 한 주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황제주를 0.1주만 매수할 수 있게 되면서 소액투자자들의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 소수점 거래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한데,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2021년 현재 우리는 국내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1주 단위로 수량을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 3분기부터는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때 1주가 아닌 0.1주나 0.01주만 거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에서는 내년 중 도입될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소수점 거래가 개시되면 투자자들은 정확히 원하는 금액만큼의 거래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 9월 15일 기준으로 주당 가격이 7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소수점 거래가 도입되고 나면 만 원 미만의 돈을 내고 0.1주만 구매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혹은 10만 원이나 20만 원 등 원하는 금액 단위를 설정해두고 그에 수량을 맞춰 매수할 수도 있다.

이처럼 소수 단위 거래가 허용되고 나면 이전에는 주식 가격이 높아 소액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종목의 구매도 보다 쉬워진다. 예를 들면 한 주당 가격이 약 140만 원에 이르는 LG생활건강이나 40만 원의 주가를 나타내는 네이버 주식 역시 소액만 가지고서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도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두 곳의 증권사에서는 해외 주식에 한해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긴 하다. 다만 국내 주식에 대해서는 1주 단위로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소수점 매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해외 주식은 올해 안에, 국내 주식은 내년 3분기 중 소수점 거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액면분할’이라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왜 소수점 거래를 도입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표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액면분할과 소수점 거래 모두 소액으로 고가의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액면분할은 한번 할 때마다 주주총회 등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반면, 소수점 거래는 대부분의 종목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라고 대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를 ‘소수점 6자리’까지 하는 방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도가 도입된 뒤 각 증권사에서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마칠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소수 단위 주문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여타 대형 증권사에서는 이미 소수 거래 시스템 준비 절차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수 단위 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이번 조치가 MZ 세대의 투자 접근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해외 주식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소수점 거래를 허용해주는 두 곳의 증권사에서도 서비스 이용자 중 20~30대의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사실 지난 1년 사이 젊은 층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주식 소수점 매매의 필요성은 종종 제기되어 왔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와 관련하여 “주 고객층이 20~30대인 핀테크 증권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이번 서비스를 가장 기다려 왔을 것으로 추측되는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미 MTS를 구성할 때부터 소수점 매매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분석을 병행해왔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김대홍 대표는 “금융위의 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안을 매우 환영한다”라며 “금융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소액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해외 주식의 소수점 거래는 몇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한 업계 관계자는 “소수점 매매의 경우 소규모 거래이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이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라고 걱정을 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의결권 행사 문제도 남아있다.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소수점 단위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갖지 못하고 예탁원이 의결권을 갖게 된다. 전문가들은 주주들이 안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찬성·반대 의사를 전할 수 있을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가지 더,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 종목에 대해 소수점 거래를 허용해도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들은 “현재 국내 주식 중 100만 원이 넘는 주식은 LG생활건강과 태광산업 두 곳뿐이고, 50만 원을 넘는 종목도 13곳에 불과하다. 미국 증시에 비해 고가 주식이 많지 않은 만큼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식 소수점 매매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