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변화
가로수길 역대급 공실
코로나 영향받지 않은 뚝섬
압구정 로데오 상권도 부활

[SAND MONEY] 작년 초 확산이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년 반이 넘도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실시되면서 상당수의 가게들이 매출 급감으로 문을 닫고 거리는 점점 황량해져가고 있다. 그런데 한편 일부 동네의 경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거의 타격을 입지 않고 심지어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곳들이 있다고 한다. 그곳이 과연 어디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기 시작한 이후, 이토록 오랜 기간 우리 삶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어버렸고, 경제적인 타격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실시되는 가운데, 거리의 유동인구가 줄어들게 되자 골목상권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들끓던 명동과 경리단길, 가로수길과 같은 곳들 역시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가로수길에 위치한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1.5%에 달한다. 상점 10개 중 1곳 이상이 비어있다는 것인데, 임차인들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부담이 가중되자, 결국 가게 운영을 중단하고 상가를 빼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서울 각 지역의 상가들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뚝섬과 성수동 인근의 상권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뚝섬 상권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던 지난 1분기에도 소형 상가 공실률이 0%,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에 그쳤다.

서울 전체 공실률의 평균이 소형 상가 6.5%, 중대형 상가 8.9%인 것과 비교하면 뚝섬 상권의 경우 서울 전 지역 중 최저 수준에 가깝다. 실제로 뚝섬-서울숲-성수동으로 이어지는 가게의 상인들 역시 “팬데믹 이후 매출에 영향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버틸만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토요일 뚝섬과 성수동 일대에 나가보니 거리 전체를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인 7~8시 무렵이 되자 인기 있는 음식점들의 경우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해 앞에 10명 이상 줄 서 있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수없이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뚝섬 상권이 무너지지 않고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뚝섬역 쪽 상권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수십 개의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직장인 수요가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우선적으로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오피스 상권을 벗어나서 뚝섬역 8번 출구에서 서울숲 역 1번 출구 사이에는 ‘인스타 핫플’로 여겨지는 식당과 카페가 가득하다. 이곳 서울숲 카페거리는 트렌디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메뉴를 갖춘 가게들이 즐비한데, 감성 있는 핫플레이스를 찾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중에는 오피스 상권이 받쳐주고 주말에는 젊은 세대들이 핫플레이스를 찾아오다 보니 뚝섬과 성수동 부근의 경우 연일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가득하다. 뚝섬 부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A 씨 역시 “문 닫는 가게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물에 대한 수요가 훨씬 커서 공실이 생겨도 금방 나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뚝섬·성수의 상권이 부흥하면서 성수동을 상징하던 가죽공과 구두공, 그리고 영세 상인들은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인 역시 가죽 공방보다는 어느 정도 수요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뚝섬 부근 외에도 또 한 곳이 최근 2030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압구정로데오 거리는 1990년대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성지로 불리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비싼 임대료 부담으로 가게들이 문을 닫고 나가면서 거리가 황량해져 ‘죽은 상권’으로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잠잠했던 압구정로데오 거리가 최근 다시 MZ 세대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압구정 상가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0.3%을 기록했다. 이는 뚝섬 일대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4.4% 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명동이나 홍대, 경리단길과 같은 곳의 공실률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승한 것과는 대비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건물주들이 과거에는 고급 의류나 잡화 판매점 위주로만 선호했지만, 최근 콧대를 낮추고 임대료를 낮추며 음식점들을 반기고 있다”라며 “핫한 음식점과 카페들이 유행에 민감한 손님을 끌어들이면서 유동 인구를 늘려 전반적인 상권 자체를 되살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