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정보통신 이주용 회장
국내 최초 컴퓨터 도입
모교 서울대에 100억 원 쾌척
현재까지 600억 기부 달성

[SAND MONEY]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고귀한 신분에는 그에 합당한 의무가 따른다는 말로 오늘날까지도 경제적 여유를 지닌 상류층이 자신이 가진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두고 종종 사용되는 용어이다.

한편 얼마 전에는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몸소 실천한 기업인이 등장했는데, KCC정보통신의 이주용 회장은 최근 자신의 모교에 100억 원을 쾌척하면서, 도합 6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기부금을 달성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그가 이와 같은 기부 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지, 이주용 회장의 인생 스토리를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 사회에는 가진 자가 좀 더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존재한다. 하지만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아무리 곳간이 차고 넘치더라도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기보다는 자신의 배를 채우는데 여념 없는 상류층의 모습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이는 어쩌면 인간의 당연한 본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얼마 전 이 같은 편견을 깨는 기업인의 소식이 들려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KCC정보통신의 이주용 회장은 올해로 86세가 된 기업인인데, 그는 오래전부터 나눔 경영을 실천해온 인물로 최근에는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100억 원을 쾌척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 돈은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하다는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다”라며 젊은 인재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주용 회장은 이번 기부로 인해 총 기부금 600억 원을 달성하게 되었다.

KCC정보통신 이주용 회장은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기업을 경영해오던 초창기부터 꾸준히 기부해왔던 인물이다. 이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7년에 “내 재산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라며 “총 600억 원을 기부하겠다”라고 선언했는데, 그는 이번 서울대에 100억 원을 내면서 자신의 말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거액의 기부금을 낸 이주용 회장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이주용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인 1953년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해 2학년을 마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시간 경제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졸업 직후에는 은행에 먼저 들어갔지만, 이후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이직에 도전했으며, 결국 한국인 최초로 미국 IBM 입사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이처럼 젊은 나이부터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지만, 어느 날 빠르게 발전하는 미국의 정보기술에 비해 한참 뒤처져있는 한국 사회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는 결국 고국행을 결심했고, 이내 IBM 왓슨 회장에게 한국으로 “한국을 주목해달라”라는 편지까지 써 IBM의 한국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이주용 회장은 그렇게 큰 포부를 가지고 한국에 왔지만 당시 한국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다. 정부 관계자들 역시 컴퓨터나 IT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이 회장의 말을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이에 이 회장은 계획을 접고 다시 IBM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컴퓨터 국내 도입을 고려한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을 다시 돌려 한국생산성본부 전자계산소장에 취임했고 국내 컴퓨터 도입 프로젝트를 지휘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는 이후 ‘KCC정보통신’의 전신인 ‘한국전자계산소’를 설립해 직접 사업을 시작했고, 컴퓨터 보급뿐만 아니라 주민등록 전산화 작업이나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주용 회장이 설립한 KCC정보통신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점점 성장해나갔고, 이내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쾌거를 거둬들이게 되었다. 이 회장은 기업을 운영하며 많은 성과를 이뤄낸 뒤 90년대부터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다양한 기부활동을 통해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주용 회장은 특히 국가와 산업 발전에 있어 인재 양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재능 있는 인재를 키우는 데 자신이 직접 도움을 주기 위해 기부와 나눔을 평생의 소신으로 삼았고 지금까지 수십 년간 사회 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70년대에 울산 체육관 건립 부지와 건설 비용을 기부한 부친의 뜻을 이어, 지난해에는 자신이 직접 해당 체육관을 복합 창업·교육·문화공간인 ‘종하이노베이션’으로 세우는 데 들어가는 건축비 330억 원을 전액 출연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이주용 회장의 뜻은 그의 자녀들 역시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이주용 회장은 4년 전 통 큰 기부를 결정할 당시 아들인 이상현 부회장에게 “먹고살만하지?”라고 농담을 던졌다고 하는데, 그의 아들 또한 “아버님의 귀하신 뜻을 이어받아 서울대학교 문화관이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의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뜻깊은 나눔 경영을 실천하는 부자(父子)의 모습은 국내 수많은 경영인들이 거울삼을만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