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계는 성장하지만…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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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수 년 동안 유행하면서 음식 배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덩달아 택배 역시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동 자체에 대해 코로나 감염 우려가 있어, 삶 전반에 걸쳐 온라인 구매가 깊게 침투했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물류 업계가 활성화되고 모든것이 잘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을 맛..”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곤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택배용 트럭에 부착할 영업용 노란 번호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화물차 신규 등록을 막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기존에 발급된 번호판을 따로 구매해서 부착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업용 번호판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수량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1톤트럭 가격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을 감수해야 합니다. 왜 그런걸까요?

살리려고 만든 법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

영업용 번호판의 수량을 한정해서 화물차 신규 등록을 막는 이유는,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을 어떻게든 줄여보자는 취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물류 배송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운임료 역시 낮아지기 시작했고, 정부는 무한 경쟁에 따른 물류업계의 자멸을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게 됩니다.

2004년 정부는 영업용 화물차의 등록을 ‘허가제’로 바꾸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택배용으로 주로 활용되는 1톤 화물차의 대수가 약 15만대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됐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운임료 안정과 경쟁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물류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른 화물차 수요 역시 크게 늘어, 기존 번호판을 구매해 필요한 화물차를 충당하려는 개인 혹은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톤 화물차 사려면 BMW 가격?

보통 1톤 화물차 기준 영업용 번호판의 시세는 2천 중반에서 3천 후반까지 왔다갔다 합니다. 요즘은 3천 초중반대로 포터 가격이 2천만원 초반 밑인 점을 고려하면 차 값보다 비싼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포터 일반캠 초장축 형이 2065만원이고 5월 말 기준 1톤 영업용 번호판 시세는 3,200만원 정도 합니다. 4월 말 3천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00만원이나 오른 것인데, 결국 트럭과 번호판을 같이 구매하면 5265만원이라는 말도안되는 가격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에 특장모델로 구매하면 추가로 3백~5백만원이 추가됩니다.

이 가격이면 우리는 BMW 3시리즈 엔트리 모델(320i)이나, 아우디 A4 가솔린 모델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차들의 가격이 5100~5200만원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딜러 할인을 받으면 이보다 더 저렴할 수 도 있습니다.

번호판 시세가 점점 오르다 보니, 번호판을 지입(대여)해서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데 월 마다 30만원 가량을 내고 영업을 뛰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천만원 이상의 임대료까지 지불해야 합니다.

이 경우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번호판 지입료로 사용하는 상황이 되는데, 기름값이나 보험료 같은 추가 지출을 고려하면 사실상 남는게 거의 없습니다. 결국 구제책이 오히려 물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목을 조르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화물차 오너들 분노 폭발
1톤 전기화물차 편의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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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전기차 구매 촉진을 위해 1톤 전기화물차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으로 포터2 일렉트릭이 있습니다. 온갖 보조금 혜택에 심지어 영업용 번호판까지 그냥 준다고 하니 가히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합니다. 안 그래도 원자재 가격 폭등에 차량용 반도체 대란 때문에 생산량도 부족한 상황인데 그래도 기다리겠다는 구매자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미 전기화물차 판매량은 4만 3천여대에 이르렀는데, 다시말하면 영업용 번호판 역시 상당수가 풀렸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정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업계 종사자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번호판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류 공급과 수요를 맞추기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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