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카가 왜 필요할까?

제조사마다 컨셉카를 꾸준히 내고 있다. 당장 나오진 않겠지만 앞으로 어떤 기술과 디자인이 들어갈지 가능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폭스바겐이나, 현대차같은 대중브랜드는 컨셉카 출시 후 늦어도 3~4년 내에 컨셉카 기반 신차를 내놓는 편이고, 프리미엄급 브랜드들도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특히 단순 컨셉카에 그치지 않고 신차에 프로토타입 디자인을 상당부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요즘은 신차의 예상 디자인까지도 유추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만큼 복잡한 디자인을 실물로 만들어낼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고, 상향평준화 되어가는 현 시대에 저마다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가져가려면 이 방법이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Audi의 스피어 3종 컨셉트

아우디는 최근 1~2년 사이에 콘셉트카 3종을 공개한 바 있다. 앞으로 출시 할 신차들의 토대가 될 모델들인데, 차 마다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어 기대해 볼만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콘셉트카 마다 이름에 ‘스피어(sphere:공간)’가 붙어서 스카이스피어, 그랜드스피어, 어반스피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외관 디자인 외에도 실내를 중점으로 다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e-트론 컨셉카가 전동화 모델의 시작점이 됐다면, 스피어 시리즈는 전동화 이후 탑승객들이 실내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물음과 나름의 해답을 던진것으로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아우디가 공개한 세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 간단히 알아보자

가변형 컨셉카, 스카이스피어

스카이스피어는 미래 아우디 신차들의 디자인이 될 2도어 전기 컨버터블이다. 인테리어를 통해 상호작용이 발생하고, 럭셔리하며 매혹적인 감성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아우디는 ‘진보적 럭셔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완전자율주행을 전제로 새로운 개념을 탑재했다.

스카이스피어는 승객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제공하기 위해, 그랜드 투어링과 스포츠 두 가지 경험을 녹여냈다. 이를 위해 가변형 휠베이스를 적용했다. 이 기능은 별도로 탑재된 전기모터로 휠 베이스를 늘릴 수 있다.전장과 휠베이스를 250mm 까지 늘릴 수 있으며, 동시에 지상고도 10mm 가량 조절해 편안함과 다이나믹한 주행감을 고를 수 있다.

참고로 스포츠 모드에 둘 경우 차 길이가 4940mm으로 설정 돼 후륜 구동에 민첩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랜드 투어링 모드는 5190mm로 장거리 주행에 알맞은 환경이 구축된다. 이 땐 장거리 이동에 메인이 되는 만큼,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되고, 운전자를 비롯해 탑승객은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며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스카이스피어의 성능은 최고출력 632PS – 최대토크 76.5kg.m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차체 사이즈와 성능을 고려하면 상당히 무거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1800kg에 불과하며, 덕분에 제로백은 4초로 빠른 편이다. 주행거리는 80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WLTP, GT모드 기준 5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항공기 1등석의 편안함을 추구한 그랜드 스피어

그랜드 스피어는 IAA 2021에서 공개된 컨셉카다. 5350mm에 달하는 기다란 세단 타입의 전기차인데, 여행을 하면서 럭셔리함과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이를 위해 레벨 4수준의 자율주행이 적용됐는데, 스티어링 휠, 페달 등이 없다. 대신 1열의 시야를 더 넓혀 개방감을 높였고,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디자인은 90년대 아우디의 디자인 정체성과 기능을 강조한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이차의 길이는 5350mm이고 너비는 2000에 달해 스포티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또, 짧은 오버행, 평평한 보닛과 더불어 직선 타입의 디자인으로 인해 일반 세단보다 4도어 GT 타입에 가까운 외관이다.

그랜드스피어는 B필러가 없고, 앞뒤 도어가 서로 맞닿아 있다. 각종 센서로 탑승객이 차로 다가오면 알아서 문을 열고 다양한 웰컴 콘텐츠를 출력한다. 

특히 넓은 창문과 윈드실드, 그리고 탁 트여있는 루프까지 프리미엄 감성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것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성능은 포르쉐와 같이 만든 PPE 플랫폼에 듀얼 모터가 적용돼, 720PS – 97.9kg.m의 가공할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 또, 800V 충전기술이 들어가 10분만에 300km를 주행할 수 있을 만큼 충전이 가능하고, 25분이면 120kWh 규모의 배터리를 80% 까지 채울 수 있다. 전체 주행거리의 경우 750km로 성능과 편의, 감성까지 모두 잡은 컨셉카라 평가해볼 수 있겠다.

매일 막히는 삭막한 도심 최적화, 어반스피어

아우디의 어반스피어는 컨셉 초기, 교통량이 많은 중국 대도시에 적용하기 위해 고려된 컨셉카다. 물론, 중국 뿐만 아니라 서울, 뉴욕 등 사람과 차로 붐비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적용가능한 컨셉이다. 교통체증으로 거북이걸음인 차안에선 지루함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어반스피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피어 컨셉카 시리즈 중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감성적이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에 유독 특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바퀴달린 라운지, 이동식 사무실, 제3의 공간과 같이 ‘주거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전에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이를 위해 완전자율주행이 적용되고, 운전석은 자율주행기능을 작동시키면 안으로 숨어버린다. 또, 쾌적한 공간성을 위해 차 크기가 상당한데 길이 5510mm, 너비 2010mm, 높이 1780mm로 대형 미니밴 같은 느낌이다. 특히 휠베이스는 3400mm나 되는데, 중형급 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전용플랫폼을 사용하고도 3000mm인 점을 고려하면 어반스피어의 실내 거주성이 얼마나 좋은지 가늠해볼 수 있다.

한편 시트의 경우 최대한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휴식 및 엔터테인먼트 모드에선 최대 60도까지 기울일 수 있으며, 다리 받침대까지 제공된다. 헤드레스트에는 스피커가 달려있고, 루프 영역에서 좌석 열 사이로 수직 회전하는 초대형 OLED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다.

시네마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거나 화상미팅으로 업무를 볼 수도 있다. 한편 아우디-라이트-엄브렐라라는 조명 기술이 들어가, 탑승객이 경로를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인공지능을 통해 최상의 조명을 제공한다. 

어반스피어는 그랜드스피어와 마찬가지로 PPE 플랫폼이 적용됐다. 여기에 120kWh의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됐으며, 듀얼 모터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반영돼, 401PS – 70.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의외로 실현 가능한 수준의 컨셉?

아우디의 미래 청사진들은 의외로 실현 가능한 수준이다. 내외관 디자인은 가공 기술의 발달로 충분히 구현 가능하며, 각종 전장부품과 디스플레이 역시 맞춤형으로 제작한다면 구현 가능하다. 그밖에 플랫폼, 파워트레인도 이미 있는 것들로 짜임새 있게 탑재할 수 있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과 제도적 장치마련이 문제인데 도심에서 큰 길로 주행이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 이상이 도입되려면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대한 법과 행정역시 자리를 잡으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발목이 잡혀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테슬라 이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구현 가능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앞으로 제조사들이 내놓는 컨셉카는 사실상 양산차와 80% 이상 일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여기서 시장을 선점하고 리드하려면, 제시한 컨셉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과연 아우디는 이런 선결조건을 빠른 시일내에 충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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