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소모빌리티쇼에, ‘M 비전’이라는 컨셉카가 전시되어 있었다. 귀엽게 생긴 2인승 수소전기차인데, 한 가지 놀라운 걸 보게 됐다. 이 차가 제자리서 360도 도는 모습을 본 것이다. 일반 차로는 당연히 안되는 움직임인데, 제자리 회전말고도 게 처럼 옆으로도 갈 수 있었다.

여기엔 인휠모터가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휠모터가 뭘까? 우리가 기대할 만큼 대단한 기술일까? 간단히 알아보자.

상당히 오래된 기술
하지만 완성하기 어려운 인휠 모터

인 휠 모터는 가지고 있는 이름이 많다. 휠 허브 모터, 휠 허브 드라이브, 허브 모터 등이 있다. 이 기술은 신기술에 속하는 건 아니다. 이미 137년 전에 미국에서 처음 개발 됐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벤츠를 세운 카를 벤츠가 최초의 가솔린 엔진을 만든 시기보다 더 빠르다.

보통 전기모터나 전기차는 최근에 와서야 개발된걸로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내연기관차와 역사가 거의 비슷하다. 인 휠 모터가 나오고 10년 뒤에 포르쉐 창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포르쉐는 ‘로너-포르쉐 믹스테 하이브리드’라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를 개발했는데. 바퀴마다 인 휠 모터가 달려 있었다. 가솔린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모터를 돌리는 식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포르쉐 박사는 저 시대에 상당히 앞선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는걸 알 수 있다.

부활한 인 휠 모터

인 휠 모터가 일찍 나오기는 했지만 내연기관의 성능이 더 좋아지면서 메인 자리를 내주게 됐다. 전기차도 배터리 용량이나 성능을 내기 어렵다보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래서 120년 동안은 내연기관차가 세상을 지배했었고, 요즘에 와서야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좋아져서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인 휠 모터의 특징은?

인 휠 모터는 정식 명칭으로 ‘인 휠 모터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한다. 차 바퀴에 주행과 관련된 부품을 다 때려넣은 하나의 모듈로 이해하면된다. 여기엔 구동 모터와 브레이크 시스템, 서스펜션, 조향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인 휠 모터는 모든 부품을 작게 만들어서 바퀴 안에 넣을 수 있게 소형화 시킨점이 특징이다. 이 경우 차의 효율이 아주 높아진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동력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 어딜까? 바로 바퀴다. 힘이 전달되는 과정이 심플할 수록 효율은 높아진다. 내연기관차는 온갖 장치를 거쳐서 전달 되다보니, 동력 손실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 휠 모터는 동력이 전달되는 길이가 아주 짧아서 동력을 온전히 전달하기 쉬운구조다.

정확한 수치는 차 마다 달라서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내연기관차는 보통 30% 수준이고 일반 전기차는 60에서 80% 정도다. 그런데 인 휠 모터는 90% 이상을 기록한다.

인 휠 모터의 장점은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우선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나 일반 전기차는 엔진룸 같은 공간이 꼭 필요하지만, 인 휠 모터는 배터리를 빼고 전부 바퀴에 몰려 있기 때문에 실내 공간을 더 넓힐 수 있다.

이론상 보닛 부분도 실내로 활용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 전자식 모듈로 대체하면 운전석 하부를 더 넓게 확보 할 수 있다.

한편 인 휠모터를 사용하면 바퀴마다 회전각이 확 늘어난다. 앞서 살펴본 M 비전 이라는 컨셉카가 게걸음이나 제자리 돌기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조향기능이 바퀴마다 독립되어 있어서 직각으로도 돌릴 수 있을 정도다. 덕분에 주차를 할 때 일반 차로 불가능한 공간도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

그밖에 바퀴마다 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전자식 사륜구동 차량이 돼서 험로주행을 할 때도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인 휠 모터를 사용하면 경량화에 도움이 된다. 부품수가 줄어들고 각각의 장치들이 작아져서 좀 더 가벼워지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 주행거리를 좀 더 늘릴 수 있다.

인 휠 모터의 치명적인 단점?

물론 단점도 있다.아직 기술력이 안돼서 그렇다고 볼 수 도 있는데, 내구성이 좀 떨어진다. 바퀴는 노면과 맞닿은 부분이라 온갖 진동이 다올라 오는데, 여기에 부품을 몰아넣다보니,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실제로 인 휠 모터가 들어간 전기버스인 현대차 일렉시티는 내구성 문제 때문에 말이 많았다. 장치 안에 있는 감속기가 갈려나가면서 쇳가루와 소음이 발생했고, 나중엔 아예 멈춰버렸던 적이 있을 정도다. 결국 리콜 이후 ZF사의 센트럴 모터로 바뀐 상태다.

해외에선 프로틴 일렉트릭이라는 회사를 주목할 만한데, 이 회사는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인 휠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론상 제로백 1.9초짜리 차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네 바퀴 모두 들어가면 접지력도 그렇고 가속을 내기엔 좋은 조건이 된다.

하지만 인 휠 모터 기술은 100% 완성된게 아니다. 내구성 문제도 있고 각각의 모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특히 한쪽의 동력이 끊기거나 오류가 생기면 차가 뒤집어질 수도 있어서 신뢰성을 끌어올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려고 각각의 바퀴를 무선으로 제어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이 끊긴다는 리스크가 있어 모든 제조사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편이다.

한편 현대차의 경우 ‘e 코너 모듈’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을 목표로 전기차와 수소차에 넣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공개된 시제품은 출력이 부족해, 갈 길이 멀어보인다.

차에 넣을 만큼 작게 만들면서 튼튼해야 되고 성능까지 좋아야 하다보니,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진 전동킥보드나 소형 오토바이 정도에 들어가는게 고작이다.

오늘은 인 휠 모터에 대해 알아봤다. 만들기 까다롭고 완성하기 어려운 기술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장점이 많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자동차 기업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신차에 적용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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